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 새정치측은 상설특검 1호,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또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와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문고리 3인방으로 지목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기세등등했다.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은 "비선실세 국정농단과 문건유출은 어느 것 하나 간과해선 안 되는 국기문란이자 중대한 범죄"라며 "(청와대) 스스로 작성한 문건을 루머라고 하고 언론보도를 문제라고 하는 것은 심각한 불통리더십을 증명한다"고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대통령은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남북대화록 유출을 국민의 알 권리라고 하지 않았나. 청와대가 과거처럼 유야무야 넘기면 최대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며 "결국 국회에서 사건을 다뤄야 한다. 상설특검 1호나 국정조사가 정답"이라고 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여야 3인으로 구성된 특별감찰관후보추천위가 3명의 변호사를 추천했는데도 아직까지 특별감찰관 임명이 안 되고 있다. 대통령과 새누리당의 시행의지가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이어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 넘게 남아 있는데 청와대 권력암투가 표면화되고 진실게임 양상으로 번지는 것은 불행"이라며 "의혹과 불신 해소를 위해 김기춘 비서실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의 국회 출석과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국회 운영위 소집을 촉구했다.
정세균 비대위원은 "정윤회 게이트의 실상이 뭔지 아직 예단하긴 이르다"면서도 "제왕적 인사, 무검증 인사가 내부 권력다툼의 부메랑으로 돌아온 게 정윤회 게이트다. 정부는 덮고 넘어갈 궁리 말고 (인사)시스템을 복원할 방법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정 비대위원은 "박근혜 대통령은 문건유출을 국기문란이라고 했다. 정상회담 대화록 유출은 국기문란 아닌가"라며 "국가에 해악을 끼친 크기로 볼 때 정상회담 대화록 유출과 정윤회 문건유출 중 어느 게 중대한 범죄인가"고 물었다.
박지원 비대위원도 "박스째 (청와대 문건이) 유출됐다는 건 안보문제"라며 "(기밀을 지켜야 할) 정상회담 대화록은 알 권리 차원에서 흘려내고 알아야 할 문건에 대해서는 숨기고 있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박 비대위원은 "김기춘 비서실장은 문건이 유출된 것을 알았으면 그 때 해결했어야 한다. 그 때 해결하지 않고 이제 유출되니까 국기문란사건이라고 한다"며 "이들(김기춘 비서실장과 3인방)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검찰이 제대로 수사할 수 있고 그 결과를 국민은 믿을 수 있다"고 '선 사퇴 후 조사'를 강조했다.
문재인 비대위원은 "문건의 내용은 루머고 유출은 국기문란이라는 것인데 그래도 국기문란은 남이 한 것이 아니라 청와대 비서실에서 한 것"이라며 "그 사실만으로도 대통령은 당당할 수 없다. 국민에게 죄송스러워 하고 사과해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문 비대위원은 "공직비서관실이 루머를 모아 사실로 보고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그랬다면 대통령 비서실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 마비된 것"이라며 "문건 내용이 루머라는 대통령의 반증이 검찰의 공정한 수사를 가로막는 가이드라인이다. 별도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한 이유"라고 했다.
국민의정부에서 민정수석을 지낸 바 있는 박주선 의원은 MBC 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진실규명만이 조기에 국정을 안정시킬 수 있고 자칫 잘못하면 대통령의 레임덕까지 갈 수 있는 상황을 조기에 매듭을 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검과 국정조사를 촉구했다.
박 의원은 "대통령과 관련된 대통령을 보좌하는 참모로서의 문건을 작성하고 보고한 것이기 때문에 개연성을 넘어서 확실성이 없으면 문건을 작성해서 보고할 수가 없다"며 "청와대 행정관의 직무수행의 범위, 한계, 도덕성, 책임성과 비춰볼 때 허위사실이기보다는 진실"이라고 해석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가 설명하는 대로 찌라시에 불과하다면 문건유출이 중요한 의미가 없다"며 "이 내용이 사실이면 국정을 농단한 비선조직의 실체가 밝혀져야 하고 범죄행위가 있다면 제한을 두지 말고 성역 없이 수사가 이뤄져서 엄정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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