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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라형 구조… 비상대피 쉽지 않아

입력 : 2015-01-11 19:40:59 수정 : 2015-01-11 22:5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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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왜 커졌나 지난 10일 발생한 경기도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 화재사고는 짧은 시간에 불이 번져나가며 아파트 주민 3분의 2가 넘는 사상자를 남겼다.

이번 화재사고를 수사하고 있는 경기 의정부경찰서 수사본부는 화재현장에서 확보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이날 오전 9시15분 대봉그린아파트 주민 A 씨가 1층에 타고 온 4륜 오토바이를 주차한 뒤 이 오토바이에서 불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방화인지 엔진 과열 등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11일 경기도 의정부시 대봉그린아파트에서 전날 발생한 화재로 긴급 대피한 주민들이 새까맣게 그을린 현장에 널려 있던 가재도구들을 챙겨 나오고 있다.
의정부=남정탁 기자
CCTV 영상에서 오전 9시15분 40초에 이 오토바이에서 불꽃이 일었고, 5분 후쯤 오토바이가 화염에 휩싸이며 바로 옆 오토바이로 옮아 붙은 뒤 큰 불길로 번졌다.

화재 신고는 오전 9시26분과 오전 9시27분 각각 112상황실과 119상황실에 접수됐다. 오토바이에서 불이 발생한 뒤 신고까지 10∼11분 동안 화재 사실을 아무도 모른 채 방치돼 화재 진압의 ‘골든타임’을 놓치게 된 셈이다.

수사본부 관계자는 “화재 발생 후 첫 신고 전 10분 사이에 건물 출입구로 누군가 한 명만 지나갔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불길은 삽시간에 건물 꼭대기 층인 10층으로 번지고 인접한 10층·15층 아파트 2동과 5층 숙박업소 건물, 단독주택 등으로 옮아붙었다.

수사본부와 소방당국은 건물 외벽이 가연성 건축자재로 마감 처리돼 화재 발생 후 소방인력이 도착하기까지 17분간 불이 급속도로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건물에는 콘크리트 벽에 스티로폼 단열재를 붙이는 방식이 사용됐는데, 값싸고 시공이 간편하지만 불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건물 위치와 구조도 불길 진압의 걸림돌이 됐다. 소방당국은 좁은 소방도로에 개인 차량들이 대거 주차돼 있고 건물 뒤편이 지하철 1호선 선로여서 접근이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차장으로 사용되는 건물은 1층은 벽면 없이 기둥으로만 지탱하는 필로티 구조였다. 방화문이 없는데다가 1층에서 발생한 불길이 복도 계단을 타고 바로 위쪽으로 퍼져 올라갔지만 주민들이 1층 출구로 탈출하기 쉽지 않았다.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는 등 방재시설 문제도 드러났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대봉그린아파트와 불길이 번진 드림타운 등 10층짜리 건물 2곳은 건축법상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11층 이상 아파트에 해당하지 않아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두 건물에는 화재경보 시스템과 소화전 등만 설치됐다.

드림타운 옆의 15층짜리 건물인 해뜨는마을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됐다. 안전처 관계자는 “불이 내부로 옮아붙으면서 해뜨는마을 1405호에서 스프링클러가 작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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