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극단주의자 소행 추정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에서 14, 15일(현지시간)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총격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남성 용의자 등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 프랑스 풍자 주간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한달 남짓 만에 발생한 테러 의심사건으로 국제사회가 다시 충격에 빠졌다.
이들 사건은 코펜하겐 각지에서 약 10시간의 시차를 두고 발생했다. 14일 오후 4시쯤 ‘예술, 신성모독, 표현의 자유’를 주제로 한 행사가 열리던 코펜하겐 도심 크루트퇸덴 문화센터 바깥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했다. 행사에는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머리를 개의 몸에 붙인 스케치화로 논란을 빚은 스웨덴 출신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68)와 덴마크 주재 프랑스 대사 프랑수아 치머래 등이 참석 중이었다. 이들은 급히 몸을 피해 화를 면했으나 총격을 받은 55세 남성 1명이 목숨을 잃고 경찰관 3명이 다쳤다.
두 번째 총격은 15일 오전 2시쯤 인근 시너고그(유대교 회당)에서 발생해 유대계 남성 1명이 숨지고 경찰 2명이 부상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30분쯤 뇌레브로역에서 검문 중인 경찰관에 총격을 가한 남성 1명을 사살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관련 영상을 판독한 결과 이 남성이 두 차례 총격사건의 범인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인근 인터넷카페에서 이번 사건과 관련해 2∼4명을 추가로 붙잡았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수사당국은 숨진 용의자가 이미 정보당국 감시망에 올라와 있던 코펜하겐 출신 인물이라고 밝혔다고 독일 주간 슈피겔 온라인판이 전했다. 옌스 마드센 덴마크 보안정보국장은 “범인은 샤를로 에브도 테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제사회는 한목소리로 이번 사건을 규탄했다. 샤를리 에브도 테러로 17명의 국민이 희생된 프랑스는 베르나르 카즈뇌브 내무장관을 덴마크에 급파해 관련 협의를 진행키로 했다. 샤를리 에브도의 칼럼니스트 파트리크 펠루는 “우리는 오늘 밤 모두 덴마크인”이라며 연대감을 나타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