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반 친구가 장난으로 건넨 ‘향수물’을 마시고 5일째 말하지 않는 중국 소년의 사연이 공개돼 네티즌들을 격분케 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중국의 11살 소년이 같은반 여학생이 건넨 물을 마신 뒤, 5일째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난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문제가 된 물은 며칠 전 샤오 가오(11)의 같은반 여학생이 준 것이다. 푸젠(福建) 성의 한 중학교에 재학 중인 가오는 여학생이 준 물을 아무런 의심 없이 마셨고, 급격한 충격에 말을 잃은 듯 5일 동안 입을 열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학생이 건넨 물에는 향수와 분필 가루 등이 뒤섞여 있었다.
가오가 향수물을 마셨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담임교사는 즉시 가족에게 알리는 한편, 급히 가오를 병원으로 데려갔다. 가오에게 물을 건넨 여학생은 퇴학당한 상태다.
의료진은 향수와 분필 가루가 섞인 물이 구역질이 날 정도로 역겨운 건 인정하지만, 직접적으로 가오의 언어능력에 영향을 줬다고 보진 않았다. 단지 심리적인 충격이 실어증을 유발한 것으로 추측할 뿐이다. 이에 가오는 조만간 정신과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의료진 관계자는 “향수물을 마시고 병원에 온 환자는 처음”이라며 “알코올과 메탄올 등으로 구성된 향수는 소화기나 목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신체에 악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가오의 담임교사는 “우리 가오는 조용하고 정직하지만 다소 내성적인 성격”이라며 “이따금 학생들의 놀림이나 괴롭힘을 당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가오의 사연이 알려지자 중국 네티즌들은 분노하고 있다. 현지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으며, 조만간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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