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을 앞둔 미국의 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복도를 온갖 쓰레기로 어지럽혔다가 교육 당국으로부터 졸업 불가 처분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매년 졸업시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있는 교복 찢기나 밀가루 끼얹기 등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미국 CBS 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각) 테네시 주의 세퀴오야 고등학교 내부가 쓰레기로 뒤덮인 소동이 발생했다. 한밤중 몰래 학교에 들어간 예비졸업생 100여명이 복도를 쓰레기와 건초, 소변 등으로 더럽힌 것이다. 일부는 동물 사체를 들고 와 여기저기 던져놓았으며, 복도에 붙어있던 포스터를 마구 찢기까지 했다.
졸업을 앞두고 벌인 장난이었을지 모르지만 교육 당국은 학생들의 행동을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결국 해당 고등학교장 파면과 소란을 피운 학생들의 졸업 불가 처분을 내렸다. 또 당국은 조사과정에서 학년부장이 한밤중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가도록 허락한 것을 밝혀내고, 해당 학생부장도 해고했다.
현장에 있었던 코디 햄튼은 “친구들이 오전 1시쯤 학교에 모이기 시작했다”며 “처음에는 작은 장난인 줄 알았는데 사람들이 불어날수록 일이 점점 더 커졌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는 “몇몇은 쓰레기를 뿌리고 일부는 벽에 케첩도 뿌렸다”며 “포스터까지 찢어버리는 등 난리가 났다”고 덧붙였다.
햄튼은 “결국 몰래 학교를 빠져나왔다”며 “감시카메라를 발견하고는 혼자 조용히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라고 중얼거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그때의 학교는 우리 학교가 아니었고, 교실도 우리 교실이 아니었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Local8 영상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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