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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표현 못한 아빠 마음을…" 울음 터뜨린 총리 후보

입력 : 2015-05-24 16:54:49 수정 : 2015-05-24 16:5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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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
“지금 생각해보니 너무 아쉽다. 더 자주 말할 걸. 더 깊이 마음을 줄 걸. 더 많이 사랑한다고 표현할 걸 정말 아쉽구나. 그렇지만 네가 슬퍼할 때 아빠도 슬펐고, 네가 아파할 때 아빠도 많이 힘들었단다. 네가 기뻐할 땐 한없이 행복했어. 지금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아빠의 마음을….”

황교안(58·사진) 국무총리 후보자가 딸의 결혼식장에서 그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부정(父情)을 쏟아내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박근혜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시절 황 후보자가 보인 추상 같은 사정(司正) 의지를 높이 사 총리에 내정한 것이지만, 곱게 기른 딸을 시집보내는 그의 모습은 그저 평범하고 연약한 한 사람의 ‘아버지’였다.

황 후보자는 23일 오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별관 예식장에서 열린 딸 성희(29)씨 결혼식에 일부러 늦게 도착했다. 통상의 결혼식은 신부 아버지가 일찌감치 식장 입구에 서서 혼주 자격으로 손님들을 맞지만, 총리 후보자라는 부담감 때문인지 그는 이날 혼주 역할을 일부러 하지 않았다.

예식이 시작되고 황 후보자는 딸에게 쓴 자필 편지를 낭독했다. “그동안 표현하지 못했던 아빠의 마음을…”이란 대목을 읽을 때부터 울먹이는 목소리가 된 그는 이후 계속 흐느꼈다. 인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마저 총리 후보자의 자식이란 중압감 탓에 남의 눈을 의식하며 하고 싶은 것도 마음껏 하지 못하는 딸에 대한 미안함이 폭발한 듯했다.

황 후보자가 “마음으로 신랑을 품고 그래서 둘이 같이 행복하게 새 길을 함께 가렴. 바라볼게 기대할게 응원할게, 아빠가”라는 말로 편지 낭독을 마치자 하객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로 응원했다. 주례를 맡은 강영호 특허법원장은 “결혼식 주례를 많이 해봤는데, 보통 신부 어머니가 우는데 아버지가 우는 건 처음 봤다”는 농담을 던진 뒤 “얼마나 딸을 사랑하는지 절절한 마음이 주례한테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은행원인 성희씨의 남편이자 황 후보자의 사위는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근무하는 조종민(32·사법연수원 40기) 검사다. 조 검사는 황 후보자의 성균관대 법대 후배로 알려졌다. 사법연수원 기수로는 13기인 황 후보자보다 무려 27기수나 아래인 까마득한 후배다.

이날 식장에는 각계각층이 보낸 화환이 즐비했으나 황 후보자는 박 대통령, 양승태 대법원장, 박한철 헌법재판소장, 김진태 검찰총장,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5명 이름으로 된 화환만 식장에 놓고, 나머지는 안 보이는 곳에 치워둔 것으로 전해졌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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