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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기저질환자 아니라고…안심할 수는 없다

입력 : 2015-06-16 19:08:46 수정 : 2015-06-16 19: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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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속 깨지는 ‘메르스 공식’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민회관에 ‘서초경로바둑교실’ 일시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범준기자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자 중 첫 번째 40대 사망자가 나오면서 ‘지병이 있는 고령 환자’ 위주의 메르스 사망 공식이 깨지고 있다.

16일 발표된 메르스 사망자 3명 중 2명은 기저질환이 없는 환자였다. 이제까지 발생한 사망자 19명 중 4명이 기존에 앓던 질병 없이 메르스 감염 후 건강상태가 악화해 사망했다. 사망자 19명 중 만성 호흡기질환이나 암, 뇌혈관 질환 등 기저 질환이 있던 환자는 15명(79%)이다. 

하지만 이날 사망자 명단에 포함된 98번 환자(58)와 123번 환자(65)는 70∼80대가 대부분이었던 기존 사망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고, 기저질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 사망한 81번 환자(61)는 삼성서울병원에 친척 병 문안을 갔다가 감염돼 격리 치료를 받아왔다. 이후 호흡 곤란 증세와 폐렴이 악화돼 숨졌다. 지난 12일 사망한 51번 환자(72)는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메르스 바이러스에 감염돼 숨졌지만 역시 고령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앓고 있던 병이 없었다.

보건당국은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등에서 메르스 사망 위험이 크며, 젊고 건강한 환자는 메르스에 노출돼도 사망률이 낮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의 사망 사례에서는 젊고 건강한 사람도 메르스로 인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30대로 건강했던 삼성서울병원 의사(35번 환자·38)와 평택경찰서 경찰관(119번 환자·35)도 아직까지 위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최근 완치자의 혈장을 투여받는 치료까지 시도됐다. 현재 두 사람은 혈액을 몸 밖으로 빼내 산소를 공급해주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화장치)와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산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16일 서울 서초구 서초구민회관에 ‘서초경로바둑교실’ 일시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김범준기자
전문가들은 이들이 인체에 바이러스가 침투했을 때 면역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하게 분비돼 정상세포를 공격하는 ‘사이토카인 폭풍’ 현상으로 급격히 상태가 나빠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하고 있다.

엄중식 한림대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병이 있을 경우 감염으로 인한 합병증을 이겨내지 못하고 사망할 가능성이 크지만, 건강한 사람이라고 100%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김민순 기자 s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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