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통신은 7일 “동경 127°30′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현재 시간보다 30분 늦은 시간)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표준시간으로 정하고 평양시간으로 명명한다”며 “평양시간은 8월15일부터 적용한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일제강점기 이후 그리니치 표준시보다 9시간 빠른 동경시(동경 135도 기준)를 사용해 왔다. 표준시 변경 배경에 대해 북한은 “간악한 일본 제국주의자들은 삼천리 강토를 무참히 짓밟고 전대미문의 조선민족 말살정책을 일삼으면서 우리나라의 표준시간까지 빼앗는 천추에 용서 못할 범죄행위를 감행했다”며 광복 70주년을 맞이한 일재 잔재 청산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1908년 한반도 중앙부를 지나는 동경 127.5도를 기준으로 표준시를 정했다가 일제강점기인 1912년에 조선총독부의 지시로 일본 표준시에 맞췄다. 1954년에 동경 127.5도로 다시 복귀했으나 1961년 8월에 다시 동경 135도로 바뀌었다.
그동안 남한에서도 일본 기준에 맞춰진 표준 자오선을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변경하려는 움직임은 여러 차례 있었으나 사회·경제적 비용과 주한미군의 군사작전 등을 이유로 현재까지 동경시를 사용하고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표준시 변경으로 개성공단 출입 등 남북교류 등에 약간의 영향을 줄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는 남북통합, 표준통합, 남북동질성 회복 등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 대변인은 “국제적으로 표준시는 인접한 국가의 자오선을 쓰게 돼 있다”며 “우리는 중국 쪽(120도)과 동경 쪽(135도)의 중간에 있다 보니 일반적인 국제적 관례에 따라 동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시간(표준시)을 바꾸는 문제는 금융, 항공 등 여러 경우에 부대비용과 추가비용이 많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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