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부시 전 대통령 티오프 순서 정하는 '동전 던지기'는 한 적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프레지던츠컵에서 시타를 할 지가 관심이다.' '내로라하는 대기업 총수들이 프레지던츠컵 프로암 자리를 놓고 로비가 한창이다.'
오는 8일부터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대륙 대항 골프대회 2015 프레지던츠컵 대회 개막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시중에 퍼진 소문이다. 박 대통령 시타 여부는 일부 언론이 기사로 다루기도 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시타설이나 프로암 관련 로비설은 모두 와전되거나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됐다는 게 주최 측의 설명이다.
프레지던츠컵에서는 시타도 없고 프로암도 없기 때문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015 프레지던츠컵 명예 대회장(Honorary Chairman)이다.
지난해 11월 청와대를 예방한 팀 핀첨 PGA투어 커미셔너가 박 대통령에게 명예 대회장을 맡아줄 것을 정중히 요청하고 박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
프레지던츠컵 대회 창설 이래 개최지 국가 행정수반이 명예 대회장을 맡는 관례에 따른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9년과 2013년 두 차례나 명예 대회장을 맡았다.
미국 대통령 가운데 제럴드 포드(1994년), 조지 허버트 워커 부시(1996년), 빌 클린턴(2000년), 조지 워커 부시(2005년) 등이 프레지던츠컵 명예 대회장을 맡은 바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아버지와 아들 모두 명예 대회장을 지낸 셈이다.
타보 음베키 남아공 대통령(2003년), 스티븐 하퍼 캐나다 총리(2007년)도 재임 중에 프레지던츠컵이 자국 땅에서 개최된 덕에 명예 대회장 역할을 수행했다.
2011년 호주에서 프레지던츠컵이 열렸을 때 줄리아 길라드 당시 호주 총리는 첫 여성 명예 대회장으로 대회 역사에 이름을 올렸다.
박 대통령은 여성으로는 두 번째지만 아시아 국가 원수로는 첫 프레지던츠컵 명예 대회장이다.
그러나 역대 명예 대회장이 대회 현장을 방문한 사례는 없다.
명예 대회장이 시타한 사례도 물론 없다.
골프 대회 시타는 골프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춰야 해낼 수 있다. 티에 얹어놓은 골프볼을 드라이버로 때려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다.
골프를 해본 적이 없다면 공을 맞히기도 힘들다. 이런 난도 높은 시타를 골프에 익숙하지 않은 명예 대회장에게 요구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골프 실력이 보통이 아닌 부시 전 대통령 부자(父子)나 클린턴 전 대통령이 명예 대회장을 맡았을 때도 시타는 없었다.
대통령이 특정 스포츠 종목에서 시구, 시타, 시축을 한다는 것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이다.
프로야구에서 대통령이 시구를 한 적은 5차례나 있다. 1985년 전두환 당시 대통령은 프로축구 시축도 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대중 스포츠이다.
다만 2009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하딩파크 골프클럽에서 프레지던츠컵이 열렸을 때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티오프 순서를 정하는 동전 던지기(coin toss)에 나선 사례는 있다.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은 그러나 명예 대회장은 아니었다. 당시 명예 대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었다. 2009년 프레지던츠컵 대회 현장에는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뿐 아니라 클린턴 전 대통령도 방문했다. 둘은 골프를 아주 좋아하는 전직 대통령이다.
골프 대회가 열리면 실과 바늘처럼 따라다니는 프로암 대회 역시 열리지 않는다.
양팀 선수 24명은 6일과 7일 이틀 동안 연습 라운드를 하고 8일부터 11일까지 경기를 치른다.
대신 조직위원회는 대회가 끝난 다음 날인 12일과 이어지는 13일 이틀 동안 스폰서 기업 관계자 등 대회 개최에 도움을 준 인사들을 초청해 골프 대회를 연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어떤 코스에서 경기를 치르는지 몸으로 느껴볼 기회를 주는 것이다.
프로 선수들 없이 초청받은 아마추어 골퍼끼리 치르는 대회라서 '프로(Pro)-암(Am)'대회가 아닌 '암(Am)-암(Am)'대회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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