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히드마틴 "사드 한반도 배치 논의 중"

“초기 단계 논의… 진전 상황은 몰라”
韓·美 정부 “근거 없다” 모두 부인

한국과 미국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의 한반도 배치 문제를 공식, 비공식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사드 제작사인 미국 록히드 마틴의 마이크 트로츠키 항공·미사일방어 담당 부사장이 주장했다. 그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책적 사항을 언급할 수 없지만 양국의 정책 당국자들 사이에서 지금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만은 확인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트로츠키 부사장은 “현재 초기 단계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아직 어떤 진전이 있는지 듣지 못했다”며 “한국과 같은 나라는 다층적 방어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의 탄도미사일 방어체계는 이지스 무기 시스템(상층 방어), 사드 시스템(중층 방어), 패트리엇 시스템(하층 방어) 등 다층적 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며 “이지스는 외기권에서, 사드는 내기권과 외기권에서 동시에, 패트리엇은 내기권에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적국이 한 번의 조치로 이 세계의 방어체계를 무너뜨리는 공격을 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로츠키 부사장은 중국의 사드 배치 반대 입장에 대해 “처음부터 이 시스템의 설계를 지켜봤던 나로서는 사드가 공격용으로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다”며 “이것은 방어 시스템”이라고 반박했다.

한·미 양국 정부는 이날 양국 간 사드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록히드 마틴 측 주장을 부인했다. 빌 어번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사드 포대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으며 이 문제에 대해 한국 정부와 공식적 협의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서 “사드 문제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 내에서 의사결정이 안 된 것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우리한테 요청해온 바가 없다”며 “무엇을 근거로 이 얘기를 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