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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사과 파는 회사는 애플 로고 표절해도 문제없나?

입력 : 2015-11-24 07:00:00 수정 : 2015-1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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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에서 네이버 검색창 디자인 표절 논란이 확산되는 가운데, HP엔터프라이즈(이하 HPE)의 앞뒤가 맞지 않는 해명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HPE는 네이버 검색창 디자인 표절 논란에 대해 "HPE의 기업 이미지는 한국이 아닌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만든 것이며, HPE는 네이버와 사업 성격도 달라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타 기업의 디자인을 존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해명하는 과정에 오히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으로 반박하는 것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HPE 로고, 한국 아닌 글로벌 시장 대상으로 만들었다?

HPE가 진출한 나라 중 한국은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수요가 높은 국가 중 하나로, 이미 HPE는 한국에 지사가 있으며 한국 시장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HPE 글로벌 시장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은 HPE의 글로벌 시장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달리 말해, 이미 한국지사를 통해 HPE의 새로운 기업이미지(CI)가 네이버 '그린 윈도우'와 유사하다는 사실을 인지할 가능성이 높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공개했다.

한국 지사에서는 새로운 CI가 '녹색 창'이라 언급했으며, 이는 네이버 검색창인 그린 윈도우와 의미가 동일하다.

◆사업 성격이 다르면 표절해도 되나

HPE의 주장대로라면, 사업 성격이 전혀 다른 기업이 HPE의 로고와 유사한 이미지를 사용해도 아무런 문제 제기를 할 수 없는 것이다.

아울러 네이버와 HPE는 전혀 다른 사업 성격이 아닌 동일한 ICT 기업 군에 속한다. 게다가 네이버는 강원도 춘천시에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운영하며 수많은 기업용 엔터프라이즈 기업과 구매 등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다.

◆2006년부터 국민 디자인인 네이버 검색창을 HPE가 몰랐을까

검색창을 의미하는 사각형 네이버 로고의 녹색을 결합해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그린 윈도우는 지난 2006년부터 네이버 서비스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 및 제품과 크로스마케팅을 전재했다.

그 결과 국민에게 높은 인지도와 함께 친숙한 디자인으로 현재까지 네이버를 상징하는 디자인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서비스인 네이버의 '그린 윈도우'를 HPE가 모르고 쓸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 중 하나인 iF 디자인 어워드에 2010년 수상한 만큼 국제적인 인지도도 높다.

◆글로벌 인지도 높은 HPE 로고, 네이버를 HPE의 자회사로 혼동할 우려

네이버는 글로벌 메신저 '라인' 등 해외 매출 증가세에 힘입어, 해외 매출 비중이 전체 매출의 35%까지 확대되면서 좋은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라인 외 ▲밴드 ▲웹툰 ▲V(브이) 등 서비스도 하나씩 글로벌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냉정히 평가해 아직까지 네이버보다 HPE의 글로벌 인지도가 높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이용자들은 HPE의 로고만 보고 네이버의 자회사로 혼동할 가능성도 있다”며 ”표절 문제를 떠나 해외에서 네이버 브랜드 전략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네이버 입장에서는 커다란 무형의 가치를 잃어버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무런 해명도 없는 HPE, 국내 언론대행사 '더 이상 할 말 없어'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HPE는 현재 아무런 대응을 하고 있지 않다. 여기에 HPE의 언론 대행을 맡고 있는 대행사 관계자는 23일 통화에서 "이번 사안에 대해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네이버 측은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문제 소지 발생 시 법적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국내·외 누리꾼, HPE에 대해 조롱 섞인 비판의 목소리

이번 표절 논란 대해 국내 누리꾼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

네이버 아이디 sung****은 “사업이 안겹치면 표절 해도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audw****은 “(원래) HP하면 파란색인데 왜 하필 저건 초록색이지? 네이버를 보고 초록색으로 만든 것이라면 너무 대놓고 베낀 것”이라고 꼬집었다. won2****는 “잘못 베꼈네. HP의 정체성과 녹색창은 전혀 매칭이 안된다”고 지적했다.

해외 누리꾼들도 유사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이디 Sj*** 유저는 “네이버를 아는 사람 없나요? 이미 그들은 녹색 직사각형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언급했다. Suri***는 “내가 장담하는데 HPE의 새로운 CI는 네이버 그린윈도우(검색창)를 표절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미 그린윈도우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제품들을 제작했다”면서 관련 사진을 포스팅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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