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국수 정신' 계승해 소탈한 장례

'시신 국회안치' 주장 나왔지만 비용절감 위해 서울대 빈소 유지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집권 후 첫 국무회의에서 오찬으로 칼국수를 올린 것은 유명한 일화다. 당시 칼국수가 청와대 주메뉴로 등장하면서 식사비가 비교도 안 될 만큼 떨어졌다고 한다.

김 전 대통령 측은 이러한 YS의 소박했던 정신을 이어가기 위해 장례 절차도 되도록 요란스럽지 않도록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 전 대통령 측 관계자는 24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성대하게 준비하지 않더라도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업적을 기리며 전국 각지에서 조문객이 줄을 잇고 있다"면서 "소박하게 장례를 마치는 게 그러한 정신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우선 역대 첫 국가장으로서 서거 사흘 만인 24일 오전 10시 현재 서울대병원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1만3천명에 달했지만 빈소는 서울대 병원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역대 최다선인 9선에 최연소 국회의원이라는 기록을 가졌던 의회주의자라는 점을 기려 국회를 대표 빈소로 하고 더욱 많은 조문객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한다.

이를 위해 지난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을 때처럼 국회에 김 전 대통령의 시신을 안치하는 등 정치적 위상에 걸맞게 규모를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의견은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시신도 서울대 병원에 그대로 안치 중이다.

시신을 옮길 경우 냉장차를 포함해 습도와 온도를 맞추기 위해 특수 시설과 또 이를 관리할 인력이 필요하고, 이에 따른 비용은 고스란히 국고에서 지출되기 때문에 굳이 옮기지 말자는 쪽으로 결론이 났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례위원장 임명을 놓고도 의견이 엇갈렸다.

관례대로 황교안 국무총리가 맡았지만 황 총리가 김 전 대통령과는 특별한 정치적 인연이 없는 만큼 상도동계의 상징성 있는 인물이 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왔던 것이다.

그러나 역대 대통령 서거시 장례 절차를 놓고 국론이 분열돼 지난 2011년 법 개정 이후 첫번째 열리는 국가장인 만큼 최대한 정부에 준비 절차를 맡겨 좋은 선례를 남기자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