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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치 만들기'도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 초읽기

입력 : 2015-11-24 14:24:24 수정 : 2015-11-24 14: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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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김치 만들기’가 조만간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김장문화’가 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지 2년 만이다.

AFP통신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이 남한과의 김치 전쟁에서 자존심을 되찾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유엔이 북한의 김치 만들기를 남한의 김장문화와 같은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 거의 확실시되면서, 북한이 김치 전쟁에서 중요한 승리를 거뒀다”고 보도했다. 이어 “2013년 남한의 김장문화가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추가되면서 위신에 타격을 받았던 북한의 김치문화도 이번에 똑같이 분류되기 일보직전”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이 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 김치 만들기가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평가기구로부터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음을 언급한 것이다.

평가기구는 “한반도에서는 전통적으로 11월 말이나 12월 초쯤 주민들이 함께 모여 길고 혹독한 겨울 동안 먹을 김치를 같이 만든다”면서 북한의 김치 만들기를 포르투갈의 소 방울 공예, 슬로바키아의 백파이프 연주 등과 함께 다음주 나미비아에서 열리는 제10차 무형유산위원회의 등재 목록에 올려뒀다고 AFP는 전했다.

이 매체는 김치를 “마치 불에 타는 듯한, 대개는 강력한 냄새가 나는 식품”이라며 “지역, 공동체, 심지어 가족 간에도 누가 만든 김치가 더 뛰어난지를 놓고 맹렬한 경쟁심리가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김치 관련 유네스코 문화유산 등재를 마치 남북간 자존심 대결처럼 묘사한 셈이다. 그러면서 “빨갛게 생겼고 눈물이 날 만큼 매운 김치를 한국인 95%가 매일 먹고, 절반 이상이 매끼 반찬으로 먹는다”는 2011년 조사 결과를 소개했다.

AFP는 또 지난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버드맨’에서 주인공(마이클 키튼)의 딸이 한국인의 꽃집에 갔다가 “김치 냄새가 진동한다”며 투덜거리는 내용이 나왔던 것을 상기시키며 “하지만 많은 한국인들은 2003년 중국에서 사스(SARS)가 창궐했을 때 그들을 보호한 것은 김치라고 생각한다. 많은 한국인이 김치를 건강에 이로운 ‘슈퍼푸드’라고 여긴다”고 소개했다.

이번에 북한은 김치 만들기를 2년 전 이미 등재된 남한의 김장 문화와는 별도로 등재 신청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향후 (양측이) 원할 경우 협의를 통해 공동등재 신청이 가능하다”며 “우리 정부에서 당장은 그럴 계획이 없지만, 그런(남북 공동등재) 것들은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번에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과 함께 ‘줄다리기’의 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했으나 이달 초 ‘보류’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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