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두려워 대응도 못해 육군 22사단 임 병장 총기 난사 사건,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 등이 일어났던 지난해 육군 모 부대에서는 자칭 ‘조폭(조직폭력배) 출신’ 병사들이 구타 및 가혹행위 등으로 부대원을 괴롭히고 선임에게 하극상을 범했지만 군 간부들은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한 것으로 25일 뒤늦게 알려졌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이날 A·B씨와 함께 군생활하며 직접 겪었던 이들의 횡포를 세계일보에 제보한 C씨는 “A·B가 일, 이병 때부터 부대원들에게 본인들이 사회에서 문제를 많이 일으켰고 조폭 활동을 했다는 식의 표현을 자주 했다”며 “몸에도 눈에 띌 만큼 문신이 크고 많아서 중대원들이 위압감을 많이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이상하게도 동반 입대가 아닌데도 친구 사이인 A·B가 같은 소대에 배치됐다”며 “그들이 속한 소대 내에 해당 지역 출신 병사가 절반이나 돼 전역 후 사회에서 부딪칠 것을 걱정한 소대원들이 이들의 횡포에 제대로 대응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부대원 D씨는 “‘마음의 편지’와 같은 소원수리를 통해 간부들에게 이들의 횡포가 보고돼도 중대 간부들은 구두경고 정도로 끝냈다”며 “그러다 보니 A·B의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해 부대원들은 모두 입을 다물게 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쯤 B씨는 부대 전투사격 훈련 중 부대원을 구타한 사건이 들통나 영창 15일의 징계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영창처분을 받고 부대로 복귀한 B씨는 타부대가 아닌 옆 중대로 전출돼 구타 피해자들이 2차 피해를 보기도 했다. C씨는 “B가 일과시간만 끝나면 우리 중대로 와서 A와 함께 휴식시간을 보냈다”며 “이 때문에 구타 피해자들이 오히려 이들을 피해다니며 눈치를 보고 위축된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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