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자체회동 잇따라 개최하며 文사퇴 압박…탈당파, 安 신당합류 주문
문 대표가 '문안박(문재인·안철수·박원순) 공동지도부'를, 안 전 대표가 '혁신전대'를 당 내홍 돌파수로 각각 제시했지만 접점을 찾기는 커녕 계파 간 파열음만 커지는 형국이다.
주류는 혁신전대의 비현실성과 부정적 영향을 부각하며 안 전 대표를 정면 겨냥했고, 비주류는 안 전 대표를 엄호하며 혁신전대 실시와 문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류 측은 혁신전대 요구에 대해 ▲재신임 결의 불복 ▲당내 권력투쟁 점화 ▲공천 줄세우기 우려 ▲분열의 전대 가능성 ▲일정상 불가능 ▲공천혁신안 백지화 등 이유를 열거하며 조목조목 비판했다.
문 대표도 최고위원 회의에서 "혁신위의 혁신안조차 거부하면서 혁신을 말하는 것은 혁신의 진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안 전 대표를 에둘러 비판했다.
문 대표 측은 "전대는 당 체계를 바꾸는 지각변동을 불러오는 만큼 공론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혁신전대에 불만이 많지만 안 전 대표와 협력체계 복원을 위해 당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타협점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로 여겨진다.
비주류 역시 이날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 민주당의 집권을 위한 모임을 잇따라 개최해 문 대표 압박을 강화했다.
비주류 한 재선 의원은 "문 대표가 혁신전대 제안을 뭉개고 가려고 하는데 해결 방안을 내놓지도 못하면서 버티면 되겠느냐"며 "문 대표가 사퇴하는 것이 정답"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야당의 심장부인 광주를 방문해 혁신전대 개최를 거듭 촉구하는 등 '마이웨이식' 혁신 드라이브를 가속화했다.
최고위원들도 찬반이 엇갈리며 어지러운 모습을 보였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문 대표가 사퇴하지 않으면) 신당에 탄력을 주게 되고, 당은 걷잡을 수 없이 가지 않겠느냐"며 "지금 탈당을 심각하게 고려하는 분들도 몇 분 계신 것으로 안다"며 탈당사태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반면 범주류인 전병헌 최고위원은 "사생결단식 분열전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고, 추미애 최고위원도 "분열의 명분이 될 수밖에 없는 전대라면 마지막 남은 민주세력을 영원히, 뿔뿔이 흩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중간지대 의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중립성향 중진급 인사 8인의 모임인 통합행동은 이날 오후 모임을 갖기로 했다. 통합행동은 지난주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를 만나 문안 협력체제와 전대의 명분을 동시에 주기 위한 중재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들과 충청권 의원들도 이날 각각 모임을 갖고 혁신전대, 통합선대위 구성 등 문 대표와 안 전대표의 관계회복을 위한 방안 마련에 머리를 맞댔다.
당의 파국을 피하려면 '문안'의 전대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오영식 의원은 CBS 라디오에 나와 "두 분이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총선 승리에 앞장서는 모습이 감동을 줄 수 있다"며 "백의종군으로 앞장선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두 사람의 전대 불출마를 거론했다.
호남 지역구인 김승남 의원은 혁신전대 필요성에 찬성하면서도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동시 출마하면 계파 갈등이 고조될 수 있는 만큼 불출마를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을 탈당해 신당을 추진하는 인사들은 안 전 의원의 탈당 후 신당 합류를 일제히 주문하며 새정치연합의 균열을 파고들었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자체 회의에서 "안 전 대표를 비롯, 개혁을 염원하는 이들이 신당 창당에 합류해 '개혁정치'의 초심을 실현하는 길로 나아가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 박주선 의원도 SBS 라디오에 출연, "안 전 의원이 난파선을 떠나 새로운 배를 건조하는데 참여해야 한다"고 밝힌 후 전날 자신의 신당추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한 새정치연합 조경태 유성엽 의원에 대해 "(탈당해 신당과 함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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