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회장은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연합뉴스와 진행한 취임 1주년(12월1일) 인터뷰에서 "인터넷은행을 가동하기 위한 새로운 프로세스들이 생겨나면서 금융산업이 많이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 회장은 "전망이 좋다고 해서 모든 회사가 성공하지는 않는다"며 "두 곳의 인터넷은행이라는 '메기'가 등장하면서 어떤 고인물이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황이고, 고인물의 대상이 저축은행이 될 수 있고 시중은행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은행이 성공하려면 해당 컨소시엄이 사업전략을 잘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요한 것이 '차별화'라는 의견을 밝혔다.
하 회장은 "영국의 인터넷전문은행인 '에그뱅크'가 처음에는 잘 됐으나 기존 은행과 경쟁하다가 결국 씨티은행에 흡수됐다"며 "현재 성과를 내는 해외 인터넷은행들은 차별화 전략에 성공한 은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나 K뱅크가 금리를 다소 높게 책정하더라도 사금융이나 대부업체 이용 고객을 끌어올 영역을 강화하는 걸 생각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 회장은 "핀테크를 기반으로 한 비대면 거래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 이른바 '티핑 포인트(작은 변화들이 쌓여 큰 변화가 일어나는 순간)'에 이르렀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이 출현할 수밖에 없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현재 전체 은행거래의 90%가 인터넷이나 모바일 등 창구를 대체하는 채널을 통한 거래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재임 1년에 대해 "정책 당국과 사원은행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데 방점을 찍고 일했다"고 돌아봤다.
아울러 "연합회가 그간 수동적인 경향이 있었는데 능동적인 경향으로 바꾸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했다.
일례로 사원은행 임원이 참여하는 '은행경쟁력 혁신위원회'를 설치해 금융개혁 등 현안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안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당,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의 주요 인사들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활성화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금융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선 ▲ 적절한 수준의 수익성 확보 ▲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정립 ▲ 해외진출 등 신성장 동력 찾기를 꼽으면서 이 세 가지 바퀴가 맞물려서 가야 한다고 말했다.
하 회장은 2001년 48세 나이로 한미은행장에 올라 최연소 은행장 기록을 세웠다. 2004년 한미은행이 한국씨티은행과 합병된 뒤부터 작년까지는 씨티은행장을 맡았다. 은행장으로 장수해 '직업이 은행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다소 먼 장래의 얘기지만 임기를 마치고 나서는 "그저 우리나라 은행산업에 미력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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