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실적 부진에 빠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 CE(소비자가전) 부문의 사업부 수장을 전격 교체했다. 이 자리에 핵심제품 개발을 주도한 기술경영자를 전진 배치해 조직 분위기를 일신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녀인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경영기획담당(사장)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장에 내정돼 그룹의 패션 사업을 총괄하게 됐다.
삼성은 1일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15명 규모의 2016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했다. 사장 승진 3명을 포함해 11명 규모였던 2015년 인사보다 변화 폭은 커졌지만, 전반적으로 조직 안정을 꾀하면서 세대교체를 꾀하는 데 힘쓴 모습이다. 주력 계열사의 실적 부진에도 사장단 규모는 대표이사 부사장 2명을 포함해 52명으로 올해(53명)보다 1명 줄어드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에서는 사장 승진자 2명이 배출됐다. 고동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IM 부문의 무선사업부장에 내정됐고, 정칠희 부사장도 종합기술원장(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DS(부품) 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과 CE 부문장인 윤부근 사장, IM 부문장인 신종균 사장의 3인 대표이사 체제는 유지됐지만 이들 최고경영자(CEO) 모두 겸직하던 직무를 후배에게 물려주게 됐다. 신 사장이 겸직하던 무선사업부장을 물려받은 고 사장은 지난해 말 무선사업부 개발실장으로 부임해 ‘갤럭시S6’와 ‘갤럭시노트5’ 등을 개발해 ‘갤럭시 돌풍’을 이끌었다. 그룹에서는 무선사업의 제2 도약을 이끌 인물로 촉망받고 있다. 권 부회장을 대신해 신기술 개발의 중책을 맡아 종기원장에 오른 정 사장은 ‘반도체 신화’의 주역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기술통이다. 윤 사장이 내려놓는 생활가전사업부장 자리는 후속 임원인사에서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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