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 수신업체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이 긴급체포됐다.
3일 서울남부지검은 "김 전 처장이 거액의 정치자금 수수 혐의사실을 상당 부분 부정하는 등 증거 인멸 우려가 있어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김 전 처장은 지난 2일 오전 10시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나와 오후 11시가 넘도록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
기자들에게 김 전 처장은 VIK 이철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저를 좋아하는 후배고 제 강의를 경청하는 후배"라고 설명했다. 다만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를 통해 만난 사이는 아니라고 덧붙였다.
또 "(VIK 이철 대표로부터) 5억원을 받아 싱크탱크를 만드는데 사용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거부했다. 아울러 불법적 자금이라는 사실을 알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저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이 2014년 전후 선거와 관련해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전달받은 증거를 상당부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처장은 지난해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사퇴했다.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에게 돈을 건네면서 직원들의 은행 계좌를 수차례 이용하는 등 수억원 가량의 돈세탁을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앞서 검찰은 금융당국의 인가 없이 수천억원대의 투자금을 모집한 혐의로 VIK 이철 대표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부사장 박모(48)씨 등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이 사건을 수사하며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함께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검찰은 김 전 처장이 2010년 이후 각종 선거에 출마해온 점을 토대로 이 대표에게 받은 돈을 선거자금에 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