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쩡해 보였던 호버보드가 순식간에 불길에 휩싸인 동영상이 논란이 됐다. 심지어 동영상 속 제품은 구매 후 처음 시험 운전을 해보던 제품이었다.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던 호버보드 화제 사건을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거주 중인 32세 Stephen Lee Nott는 해외 온라인 쇼핑 서비스 이베이(eBay)에서 호버보드를 345달러(한화 약 38만 원)에 구매했다. 그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가족들이 있는 영국을 찾았고, 그곳에서 시운전을 해보기 전 10시간 정도 충분히 충전했다고 밝혔다.
가족에게 최신 IT 기기를 자랑하고 싶었던 그의 기대와는 달리 전원을 켠 지 얼마 되지 않아 호버보드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곤 커다란 불길이 순식간에 몸체에서 타올랐다. 다행히 Stephen은 호버보드에서 발을 재빨리 빼 화를 면할 수 있었다. 만약 호버보드를 타고 달리던 중 이런 화재가 발생했다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멋진 시운전 장면을 찍고 싶어 시작했던 그의 동영상은 전세계적으로 다시 한 번 호버보드의 위험성을 알리고 있다.
Stepehn은 “호버보드에서 불길이 일자마자 본능적으로 호버보드에서 뛰어 내렸다.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 사고 후 그는 이베이 판매자에게 환불을 요청했지만,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다.
해당 영상이 올라온 후 네티즌들은 “호버보드의 리튬 배터리를 너무 과하게 충전했던 듯싶다”, “저렴한 리튬 배터리의 경우 과충전을 방지하는 장치가 없어 배터리가 아주 뜨거워질 수 있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
실제로 리튬 이온 배터리는 전자제품에 흔하게 내장된다. 다만, 값싸게 만들어진 질 나쁜 제품들은 폭발 및 화재 사고의 원인이 된다. 영국 소비자 보호단체는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영국에 수입된 1만 7000여 대의 호버보드를 조사해보니 88%인 1만 5000여 대에서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주요 항공사인 델타 항공은 호버보드의 폭발 사고를 우려해 기내에 적재하는 것을 금지한 바 있다.
아찔한 화재 사고를 피하려면, 국내 및 국제 안전 기준을 통과한 제품을 믿을 만한 곳에서 구매해야 한다. 가격이 너무 저렴한 제품은 한번 의심해 볼 만하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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