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주택협동조합 박종숙 대표는 “일차적으로 혈연에 의한 가족도 있겠지만 여기서도 같은 공간에서 얼굴을 보며 살아가기 때문에 가족이나 다름없다”며 “혼자 살 때 빈집에 들어가는 썰렁함이나 혼자 밥 먹을 때의 적적함을 느끼지 못해 새로운 가족의 형태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민중의 집은 처음에 1인 가구들이 모여 반찬을 만들거나 정보를 공유하는 모임에서 시작했다. 이같이 시작한 모임은 어느새 협동조합으로까지 발전했다. 민중의 집 조영권 대표는 “가족이라는 형태가 붕괴되고 개개인이 소외받는 시대”라며 “민중의 집과 같은 공동체에서는 소외받는 개인들이 서로 협력하며 존재의 가치나 살아가는 의미 등을 주고받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비혼공동체’도 조금씩 활성화하고 있다. ‘혼인 상태가 아님’을 뜻하는 비혼(非婚)은 ‘결혼하지 않은 상태’라는 뜻의 미혼(未婚)을 대체하는 말로, 1990년대 처음 등장해 이후 대중적으로 통용되고 있다. 이들은 공동주거를 통해 서로의 삶을 지지하는 한편 정서적, 경제적으로 혼자보다 안정된 생활을 꾸려나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회가 다양화하면서 가족의 유형도 다양하게 변화한다고 말한다. 경희대 송재룡 교수(사회학)는 “‘정상적인 가정은 이런 것’이라고 정의할 수 없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류 문명사로 봐도 부모와 그 소산인 자녀로 이루어진 가정, 또는 삼대가 모여 사는 가정 유형을 가장 보편적인 형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우중·남혜정 기자 lol@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