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코믹스 역사상 가장 독특한 '돌+아이' 히어로로 꼽히는 '데드풀'이 국내 상륙할 채비를 마쳤다.
11일 서울 CGV왕십리에서 이십세기 폭스사의 '데드풀'(감독 팀 밀러)가 첫 공개됐다.
'데드풀'은 마블이 탄생시킨 역대 히어로 중 가장 말 많고 똘끼 가득한 캐릭터. 할리우드 스타 라이언 레이놀즈가 타이틀롤을 맡아 지금껏 보지 못했던 '마성의 연기'를 선보인다.
'데드풀'은 시종일관 가볍고 유쾌하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답게 차진 욕설과 야한 성적 농담은 기본, 혈흔이 낭자하는 폭력적인 장면들로 가득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별 거부감 없이 영화에 몰입할 수 있는 건 첫 연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장기(시각효과)를 십분 살린 팀 밀러 감독의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한 액션 덕분일 것이다.
원작 속 데드풀은 감히 슈퍼히어로라고 하기엔 상식과 차원을 뒤엎는 괴짜 캐릭터로, 울버린에서 유래된 힐링팩터 능력과 닌자 같은 탁월한 무술 실력까지 갖췄다.
'데드풀'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데드풀의 탄생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워낙 폭발하는 듯한 리듬감이 영화 전체에 흐르다 보니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다.
특히 밀러 감독은 기존 영화 방식의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 새로운 시도의 개그로 시도 때도 없이 관객들의 배꼽을 노린다. 극 중 캐릭터가 갑자기 관객들에게 말을 건다 거나, 타작품 혹은 '데드풀' 자체를 비꼬는 대사들이 쉴 새 없이 쏟아지며 절로 폭소를 자아낸다.
이 영화의 최대 수혜자는 라이언 레이놀즈가 아닐 수 없다. 원작의 열렬한 팬으로서 주연뿐 아니라 제작에까지 참여한 레이놀즈는 영화 제작이 무산될 위기에도 포기하지 않으며 무려 10년을 기다렸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물에서 "마치 데드풀을 연기하려고 태어난 것 같다"는 극찬을 들을 만큼, 누가 레이놀즈고 누가 데드풀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의 혼연일체 연기를 보여줬다. 쉬지 않고 떠들어대는 개그 연기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는 듯 어떤 '병맛 개그'라도 그가 하면 고급스러워지는 느낌이다.
지난해 연초를 뜨겁게 달군 '19금' 액션영화가 '킹스맨: 시크릿 에이전트'였다면, 올해는 '데드풀'을 기다려봐도 좋을 듯하다. 2월17일 개봉.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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