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에 불륜을 저지른 여성이 법원 판결로 상대방 남성의 부인에게 거액의 위자료를 물게 됐다.
A(여)씨는 2011년 가을 B씨와 결혼했다. B씨는 신혼 초부터 야근, 출장 등을 빙자해 집에 늦게 들어왔다. 심지어 외박까지 자주 했다.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었던 A씨는 남편의 전화 통화 내역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살펴보다가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B씨는 결혼 1년 전에 클럽에서 춤을 추다 만난 여성 C씨와 ‘잘못된 만남’을 지속하고 있었다.
A씨가 두 사람이 모텔에서 함께 찍은 사진까지 보여주며 추궁하자 남편은 결국 불륜을 실토했다. 확인 결과 B씨는 지난 2012년 12월 12일 이른바 ‘빼빼로데이’에 집에는 출장을 간다고 둘러댄 뒤 C씨와 데이트를 즐겼다. 이듬해인 2013년 2월 14일 ‘밸런타인데이’ 때도 똑같이 출장을 빙자해 부인을 따돌리고 C씨와 밀회했다.
부부싸움이 잦아졌고 결국 둘은 이혼 협의를 시작했다. A씨는 남편의 불륜 상대방인 C씨를 상대로 “결혼생활을 파탄에 이르게 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3000만원 지급을 요구하는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다. C씨는 “B씨가 유부남인 줄 몰랐기 때문에 부정행위가 아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지법 민사항소3부(부장판사 차경환)는 14일 “C씨가 A씨에게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다”며 “C씨는 불법행위자로서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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