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수석을 지낸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은 최근 아산정책연구원이 박근혜 대통령의 국회연설 이후 마련한 긴급 대담에서 “북한의 핵 무장의욕과 (핵·경제)병진 정책 변화가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의 고문인 천 이사장은 “그게 안될 경우 정권 교체가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야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우선 북한의 전략적 계산 공식을 바꿀 수 있는 수준으로 핵 무장에 대한 코스트(비용)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금까지의 솜방망이식의 부분 제재에서 나아가 북한이 핵을 가지고 버틸 수 없을 만큼의 폭 넓고 아픈 제재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천 고문은 “하지만 제재만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며 “근본적으로 북한의 사회변화, 북한 주민들의 의식변화가 뒷받침되어야하므로 그를 위한 더 공세적인 대북심리전과 대북공작이 같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박근혜정부의 대북 정책이 4차 핵실험을 계기로 제재와 압박 기조로 방향을 전환한데 대해 “3차핵실험때 이렇게 했어야했는데 그걸 못하고 3년이나 더 북한을 포용하고 개과천선하게 만들어 핵을 포기하게 하겠다는 비현실적 정책을 취해왔다”며 “이제 정신을 차린 것”이라고 했다. 천 고문은 “4차 핵실험이 박근혜정부를 ‘미망’에서 깨우는 하나의 촉진제 역할을 한 것”이라고 봤다.
제재와 더불어 북한의 군사·외교적 피로감도 높여야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이 연구원의 최강 수석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우리가 취한 조치들로 북한 정권의 피로감을 높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무력시위 등을 더 다양화하고 강도와 빈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위원은 “비정기적으로도 강도 높은 군사훈련을 다양하게 실시함으로써 북한의 군사 피로함을 높여야 한다”며 “그러면 일반 경제 활동도 못하게 된다”면서 “안보에는 안보로 대응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명현 연구위원은 “북한의 핵 도발 자체가 비대칭 도발이고 우리의 대응 방안도 당연히 비대칭이어야 한다”며 “우리가 잘하는 정보, 문화적 측면, 정치적 개방성을 통한 국제적 연대가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연구위원은 “북한이 갖지 못한 국제적 연대를 강화해 군사적 피로도뿐 아니라 외교적 피로도도 높여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체제 출범 이후 북한이 유난히 인권문제 제기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만큼 인권 부문에서의 외교적 피로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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