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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주의 일상 톡톡] 박수받지 못하는 '박사 백수'

입력 : 2016-02-23 05:00:00 수정 : 2016-02-22 11:3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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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졸업생의 취업률이 높아졌지만, 상용직 비율은 되레 감소했고 임시직·일용직 비율은 늘었습니다. 지난해 박사학위를 받은 사람 76%는 취업을 했는데요. 전공별로 고용 형태나 연봉 차이가 컸습니다. 그중에서도 인문계열 박사 학위 취득자의 임시직 비중이 높고 임금 수준도 열악했는데요. 박사학위 소지자 중 15.3%는 연 소득이 채 2000만원도 안되었습니다. 박사학위 취득자들의 취업 실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 서울의 한 명문대에서 박사 과정을 채 1년도 남기지 않은 김모(38)씨는 최근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하고 있다. 모교에서 강사 자리라도 알아보려 했지만 이마저도 마땅치 않았다. 공기업이나 정부산하연구원 등에 취업하려고 했으나 이 역시 쉽지 않았다. 김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박사학위를 받을 시간에 변호사나 회계사 같은 전문직 시험을 준비하는 게 더 나을 뻔 했다"고 하소연했다.

2014년 8월과 2015년 2월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 10명 중 8명 가량이 취직에 성공했지만, 취직자 가운데 임금 근로자의 40%는 비정규직이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송창용 박사팀이 펴낸 '2015 국내 신규박사학위 취득자 조사' 연구 보고서를 보면, 응답자 9259명 중 76.4%가 조사 당시 취업 중이거나 취업이 확정됐다고 답했다.

◆박사 학위 취득자 40%, 비정규직으로 근무

미취업자는 20.3%였으며 비경제활동 인구는 3.3%로 조사됐다. 비경제활동 인구는 유학 준비와 육아·가사 등으로 특별한 구직 계획이 없다고 응답했다.

전공계열별로는 교육·사범계열의 취업률이 85.8%로 가장 높았다. 이어 △의약 83.2% △사회 82.5% △예술·체육 82.1% △인문 77.3% △공학 72.4% 순이었다. 취업률이 가장 낮은 전공계열은 64.0%였던 자연계열이었다.

임금근로자로 취업한 박사 중 정규직은 60.2%였다. 나머지는 비정규직(풀타임 26.4%·파트타임 13.4%)였다. 비정규직 중 박사후 과정은 39.9%, 전업 시간강사는 36.3%였다.

직장에서 받는 연봉은 45.1%가 '5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했다. '2000만원 미만'이라는 응답도 15.3%나 됐다. '3000만∼4000만원 미만'과 '2000만∼3000만원 미만'은 각각 14.1%와 13.8%였다.

◆연봉 2000만원대 박사 학위 소지자도 13.8%나 돼

전공 계열별로는 인문, 예술·체육계열, 자연계열을 제외한 전 계열에서 '5000만원 이상'을 받는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다.

△인문계열에서는 60.3% △자연계열에서는 41.3% △예술·체육계열에서는 52.4%가 '연봉 3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해, 인문·자연·예술·체육 계열의 고용조건이 상대적으로 열악했다.

다음 학기 시간강사 계획이 있는 박사 2075명 중 39.3%는 전업 시간강사를 계획하고 있었다.

인문계열 박사 중 전업 시간강사 비율은 60.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예술·체육계열이 47.3%였다. 공학계열 박사 중 전업시간강사는 23.1%였다.

◆인문 계열 박사 10명 중 6명은 '전업시간강사'

인문계열 박사는 미취업자 비율이 전 계열에서 세번째로 높고(18.7%) 취업자 중 임시직·일용직 비율이 가장 높으며(37.5%), 연봉이 '2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응답도 42.1%로 가장 많았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인문 계열박사는 취업이 어려운 것은 물론, 취업에 성공할 때도 양질의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워 시간강사를 주업으로 계획하는 이들이 상대적으로 많다"고 분석했다.

이공계 신규 박사학위 취득자는 2012년 박사 고용률이 68.2%였지만, 2015년에는 77.8%로 9.6%P 증가했다.

연봉은 2012년 평균 4346만9000원에서 2015년 3562만9000원으로 감소했다. 2015년은 자연계 박사 평균 연봉이 3239만4000원, 공학 4834만9000원으로 공학계열이 자연계열보다 평균 연봉이 높았다.

같은 이공계로 분류되지만 자연계열은 공학계열보다 연구직에서 비정규직과 임시직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등 더 열악한 상황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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