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공무원이 시장 부인의 개인적인 업무를 지원해야 하는 법적인 근거가 없어 강 시장 부인이 그동안 규정에 없는 ‘갑질’을 해왔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22일 나주시에 따르면 시 사회복지과 여성가족팀의 A팀장과 B공무원은 2014년 7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모두 234차례의 관내외 출장계를 내고 출장업무를 봤다. 이들은 17개월간 이틀에 한 번꼴로 출장업무를 처리했다.
나주시 여성공무원이 시장 부인의 수행과 의전을 위해 낸 출장계. |
이들 출장 234차례 가운데 시장 부인을 수행한 횟수가 80%에 이른다. 이 때문에 시장 부인이 개인적인 행사 참여를 위해 여성 공무원을 사적으로 ‘부렸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들의 출장 목적은 주로 자원봉사와 다문화 가족, 노인 업무 등으로 나주사랑봉사회장을 맡고 있는 시장 부인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일부 출장의 경우 이들이 직접 행사 주최 측에 시장 부인을 소개하고 행사를 안내하는 의전까지 맡기도 했다.
시장 부인이 이들을 호출해 관내외 행사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역 국회의원의 의정보고회까지 이들이 시장 부인을 수행하고 의전을 맡아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이 같은 공무원들의 시장 부인 수행과 의전이 법적인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지방공무원 근무 규칙이나 지방공무원 복무조례 등 어디에도 민간인 신분인 시장 부인을 수행하거나 의전할 규정이 없다”며 “불법 여부는 공무원의 출장 성격이나 횟수 등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A팀장은 “행사 주최 측이 시장 부인을 잘 몰라 어려움을 겪어 소개하기 위해 동행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출장길에 시장 부인을 모시고 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시장 부인은 자신의 건강이 좋지 않은 것을 알고 있는 공무원들이 행사장에 가는 길에 태우러 왔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장 부인은 “행사장 참석을 위해 공무원들을 호출한 적은 없다”며 “개인 차량의 운전사를 두고 있어 굳이 공무원을 불러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나주=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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