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야당은 이 법안의 본회의 표결을 막기 위해 밤새 테러방지법안의 문제점을 비판하며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무제한 토론)를 이어갔다. 야당이 필리버스터의 ‘장기전’을 예고해 여야가 합의한 오는 26일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방침에 반발한 야당 의원들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대거 불참하면서 본회의장이 텅텅 비어 있다. 이재문 기자 |
본회의가 시작되자 오후 7시5분부터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 등이 반대토론을 이어갔다. 더민주 의원 107명은 이날 오후 국회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 김 의원은 “무소불위 국정원에 국가비상사태라는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무차별적 정보수집권과 조사권을 부여해 괴물 국정원 만들려는 의도가 뭐겠느냐”고 따졌다.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아랫줄)이 23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의결을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서 발언하는 동안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대표(윗줄 왼쪽)가 정의화 국회의장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새누리당은 야당을 강력 비판했다. 김용남 원대대변인은 “필리버스터를 하는 동안 다른 안건을 상정할 수 없는데 선거구 획정안을 처리하지 말자는 것이냐”고 몰아붙였다.
김무성, 김종인 양당 대표가 23일 국회의장실에서 정의화 의장과 쟁점법안 처리 논의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재문 기자 |
정 의장은 이날 오후 1시30분까지 정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테러방지법을 처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더민주 소속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법사위 소집을 거부했다. 그러자 새누리당은 정보위 전체회의를 단독으로 열어 테러방지법을 상정했다.
새누리당 소속 주호영 국회 정보위원장(왼쪽)이 23일 정보위 전체회의실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정의화 국회의장의 테러방지법 직권상정 방침에 반발해 모두 불참해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재문 기자 |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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