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4강이면 모를까. 1강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다른 감독님들 너무 경직돼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힘을 모으면 전북을 반드시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FC서울 최용수 감독)
2016 K리그 클래식 개막을 닷새 앞둔 7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개막 미디어데이. 올 시즌 2강으로 압축되는 전북의 최강희 감독과 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K리그 클래식은 지난 2년간 전북 천하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개막 전부터 그 판도가 바뀔 조짐이 눈에 띈다. 전북과 서울을 제외한 감독들은 모두 전북과 서울을 2강으로 꼽았다. 공교롭게도 전북과 서울은 12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클래식 개막전을 치른다.
K리그 클래식 감독들이 7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6 K리그 클래식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트로피를 잡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하지만, 전북과 서울의 두 ‘최 감독’은 엄살을 부렸다. 전북 최 감독은 “올 시즌 숙명처럼 내려진 목표는 ACL 우승이다. 물론 행사장 오기 전까지는 K리그 3연패도 노렸는데 다른 감독들이 전부 전북을 밑에 두고 싶다고 해서 목표를 수정했다”며 “올 시즌 K리그에서는 ‘강등 탈출’이 목표”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서울 최 감독은 ‘2강’으로 분류되는 것을 은근히 즐겼다. 그는 “전북의 대항마로 부상하는 부분이 사실 기분 나쁘지 않다”며 “준비도 많이 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은 우리가 전북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만 투자가 좀 부족한 것 같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에 옆에 앉은 전북 최 감독은 “우리도 선수 팔아서 살림 꾸리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른 팀 감독들은 전북과 서울을 2강으로 꼽으면서도 각자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 수원 삼성 서정원 감독은 “공은 둥글다. 축구는 꼭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라이벌 서울을 지난해에도 우리 밑에 뒀다. 올해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서울에 선전포고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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