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 아파트 전세가격이 2009년 이래 3배 가량 뛴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첫 입주 당시 전용면적 84㎡(구 33평) 전세 계약 후 2년마다 갱신한 사람이라면, 2억원 수준의 전세가격이 6억원 이상으로 급등한 셈이다. 이는 수도권 시·군·구(신도시 포함) 중에서 가장 많이 오른 수준일 뿐만 아니라, 강남4구의 3.3㎡당 평균 전세가격마저 뛰어넘는 것이다.
◆판교 전셋값 수도권 개별 지역 중 가장 많이 뛰어
10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2월 기준 판교신도시 전세가격은 3.3㎡ 당 1831만원이다. 2009년 첫 입주 당시의 3.3㎡당 678만원 대비 2.7배 급등했다.
같은 시기 신도시에서는 △파주(2.3배) △김포(2.1) △분당(1.9배) 순으로 전세가격이 많이 올랐다. 수도권 시∙군∙구 중에서는 △경기 용인(2.2배) △광명(2.1배) △의왕(2.1배) △서울 성동구(2.0배) 정도가 2배 가량 뛰었다. 전셋값이 많이 오른 지역 중에서도 단연 판교신도시가 두각을 보인 것이다.
◆강남4구 3.3㎡당 전셋값 1738만원, 판교보다 낮아
판교신도시 전세가격이 급등하면서 2월 기준 3.3㎡당 전세가격이 서울 강남4구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
강남4구의 3.3㎡당 평균 전세가격은 1738만원(재건축 제외)으로 판교신도시 평균인 1831만원 보다 낮다. △강남구(2054만원) △서초구(1940만원) △송파구(1602만원) △강동구(1194만원) 순으로 높은 전세가격을 형성하고 있는데, 강남 4구 중에서 송파구와 강동구는 판교신도시에도 미치지 못했다.
판교신도시 전세가격 급등의 이면에는 강남과 판교테크노밸리 임차수요 증가가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신도시 내 판교테크노밸리 조성으로 지역 내 직장인 인구가 큰 폭으로 늘었고, 신분당선 개통 이후 강남권 출·퇴근이 가능해지면서 서울 강남 일대의 전세수요도 대거 유입됐기 때문. 전세 수요는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증가한 반면, 판교신도시 아파트 공급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강남권 재건축 이주수요·테크노밸리 임차수요, 판교 전셋값 자극한 듯
서울 강남 일대 재건축 이주수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판교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판교는 입지와 자연환경이 우수한데다 신분당선을 통한 서울 강남 출∙퇴근이 쉬워지면서 강남을 벗어나 이곳에 거주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다. 특히 최근 1~2년 사이 강남 일대 재건축 이주수요까지 판교로 유입되면서 전세물건은 매우 희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교는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80% 수준으로 높아, 매매 전환이 되는 실수요도 많이 유입된다. 집주인들이 매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에 전세 물건을 내놓는 경우가 많아, 기존 대출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경향도 높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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