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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지지율 뚝뚝… 새누리·더민주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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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4-07 18:28:03 수정 : 2016-04-08 07:5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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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호남 표밭 비상… 사과·읍소 전략 20대 총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7일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은 유권자들 앞에 납작 엎드렸다. 새누리당 텃밭인 영남권에서는 무소속 돌풍이 거세고,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호남권에서는 ‘국민의당 싹쓸이’ 가능성까지 제기되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이다. 최대 승부처인 수도권에서도 혼전 양상의 접전지가 계속 늘어나자, 비상사태라는 인식 속에 ‘사과’, ‘읍소’ 전략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숙이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왼쪽 두번째)를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들이 7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라는 팻말을 들고 고개를 숙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바짝 엎드린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공천과정에서 불거진 내홍과 계파갈등이 예상을 뛰어넘는 악재로 작용했다는 판단이다. 과반 의석 확보조차 쉽지 않다는 위기론이 팽배해지자,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유세일정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고 긴급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열었다.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을 통해 현장에서 수집한 권역별 판세를 분석하고, 막판 부동층 표심잡기를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김 대표는 회의에서 “잠시 자만에 빠져 국민과 공감하지 못하고 집권여당이 가야 할 길에서 옆길로 새는 모습을 보였다”며 “국정을 선도해야 할 집권여당이 분열된 모습을 보여, 많은 국민이 ‘우리는 이제 누구를 믿고 살아가느냐’며 항의할 때 너무나 부끄러워서 아무런 말을 할 수 없다”고 자성했다. 이어 “전적으로 저희 잘못이지만 새누리당의 국회 과반수가 깨지고 운동권 세력이 지배하는 여소야대 국회가 되면 정말 국정이 어려워진다”며 “다시 한번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저희를 용서하시고, 받아주시고, 기회를 주시고, 도와주시길 간절한 마음으로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죄송합니다, 잘하겠습니다, 소중한 한표 부탁드립니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고개를 숙이기도 했다. 회의를 마친 뒤에는 공천 갈등을 풀고 화합하겠다는 의미로 회의장에서 당직자들끼리 비빔밥을 함께 먹었다.

김 대표는 오후에 서울 지역 유세현장에 복귀해서도 연신 시민들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는 등 낮은 자세를 유지했다. 선거운동원과 당원들에게는 요란한 연호를 자제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복당 불허 방침은 변하지 않았다. 최경환 대구·경북 선대위원장은 이날 경남 밀양 지원유세에서 “새누리당이 무슨 자기 집 안방이냐”며 “제가 있는 한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은 절대 입당 안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춤추고 더불어민주당 허영 후보(강원도 춘천) 지원유세에 나선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운데)가 7일 오전 강원도 춘천시 춘천풍물시장 앞에서 로고송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춘천=연합뉴스
◆호남 승부수 던진 더민주


더민주는 호남에서 ‘녹색바람(국민의당)’이 예상외로 거세게 불며 이를 악물어야할 판이다. 7일 공개된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의 4월 1주차 주중 집계(1523명 대상, 응답률 4.9%,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에서 더민주는 지지율 21.2%로 국민의당(50.8%)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까지 남은 엿새간 따라잡기에는 벅찬 격차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 판세에 대해 “저희는 70석 정도 확실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다. 야권이 분열돼 표가 어떻게 분산될지 아직 우리가 가늠하기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더민주가 호남에서 이처럼 급락한 것은 최근 불거진 문재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논란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국민의당은 호남의 ‘반문(반문재인) 정서’를 적극 활용해 반사이득을 챙겼다는 평가다.

궁지에 몰린 문 대표는 이날 ‘결자해지’를 선언했다. 문 전 대표는 8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직접 호남 유권자들을 만나 오해가 있었다면 풀겠다는 계획이다. 이대로 호남의 반문 정서를 피해 다닌다면 향후 대권가도에도 먹구름이 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 따라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승부수가 통할지는 불투명하다. 문 전 대표의 말대로 직접 호남 유권자들을 만나 설득할 수 있다면 지지율 반전의 ‘묘약’이 되겠지만 오히려 선거 막판 ‘긁어 부스럼’이 될 가능성도 현재로선 배제할 수 없다. 김 대표도 이날 문 전 대표의 호남행에 대해 “선거가 잘 끝나야 자기 대권가도에 파란불이 켜지는 것이다. 총선이 안 되면 그다음 꿈도 꿀 수 없다”고 재차 우려를 드러냈다.

김동진·박세준 기자 bluewin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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