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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눈 앞에 다가온 '머리이식 수술'…접합제 적합도 논문 발표

입력 : 2016-05-14 06:00:00 수정 : 2016-05-14 02: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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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탈리아 신경외과 전문의 세르지오 카나베로 박사가 척수성 근위축증을 앓는 러시아 컴퓨터 프로그래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1)의 머리이식 수술 계획을 밝혀 세계를 놀라게 한 가운데 수술에 쓰일 접합제 적합도를 연구한 논문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보도가 나온 게 작년 4월초니 기간으로 따지면 1년여 만에 거둔 성과다.

 

세계 최초 머리이식 수술에 운명을 맡길 이는 러시아의 컴퓨터 프로그래머 발레리 스피리도노프(31)다. 스피리도노프는 척수성근위축증인 ‘베르드니히-호프만병’을 앓고 있다. 척수운동 신경세포 이상으로 근육이 점점 약해져 몸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질환이다. 이 병에 걸린 환자는 길어야 30세를 넘기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영국 데일리메일 캡처



미국 국립생물정보센터(NCBI)가 운영하는 논문 검색 사이트 ‘pubmed’에 따르면 ‘머리이식을 위한 후속연구: Fusogen을 이용한 신속한 중추신경 연결 보고서(Fusogen-assisted rapid reconstitution of anatomophysiologic continuity of the transected spinal cord)’ 논문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게재됐다.

해당 논문은 머리이식 수술 접합제(Fusogen)의 적합 분자량(molecular weight)을 확인한 것으로, 중국 하얼빈 의과대학 샤오핑 런 박사와 건국대학교 의생명연구원 김시윤 연구교수가 공동저자로 나섰다.

‘Fusogen’은 카나베로 박사가 ‘폴리 에틸렌 글리콜(Poly Ethylene Glycol·PEG)’ 등 신경연결에 사용 가능한 후보 물질을 통틀어서 말하는 단어다.

논문은 적합 분자량의 PEG를 선택, 실험용 쥐의 흉추를 재접합한 뒤 앞·뒷다리 움직임 분석을 통해 운동기능 회복 정도를 측정한 결과를 담고 있다. 흉추는 척추의 목뼈(경추) 아래 부분이다.

 
흉추신경 절단 후 재연결했을 때 ‘Control (생리식염수)’, ‘PEG1500’, ‘PEG4000’을 각각 처치한 그룹의 ‘운동기능 회복(BBB score)’ 정도를 비교했다. 1D(1일), 1w(1주)·2w·3w·4w에 걸친 운동기능 회복 정도를 나타낸다. 제일 오른쪽 PEG1500을 처치한 그룹 회복 정도가 가장 높다. / 사진=논문 캡처


연구진은 쥐의 열 번째 흉추로 실험을 진행했다. 그래프 상으로 PEG1500이 가장 탁월한 효과를 나타낸 것을 알 수 있다. PEG1500의 경우 1몰에 1500g이 되며, PEG4000은 1몰에 4000g을 뜻한다.

PEG는 분자량에 따라 성격이 다르다. 낮은 분자량(PEG400)에서는 세포독성이 나타날 수도 있으며, 신경 조직 보호 정도도 차이가 있다.

일단 PEG1500이 흉추 재연결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스피리도노프의 수술 접합제로 쓰일 지는 확신할 수 없다.

김 연구교수와 런 박사 그리고 카나베로 박사가 추가 연구를 진행한 뒤, 최종적으로 적합 분자량 PEG를 접착제로 선택할 전망이다. 이들이 정하는 분자량의 PEG가 스피리도노프의 머리와 기증자의 신체를 이을 중대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한편 차질없이 수술 준비가 이뤄진다면 세계 의학계에 한 획을 그을 ‘머리이식 수술’은 오는 2017년 진행된다. 신경외과 전문의뿐만 아니라 혈관 전문가, 정형외과 전문의 등 150명 규모의 의료진이 투입된다. 중국 하얼빈 의과대학 부속병원에서 예정된 수술은 시작부터 종료까지 36시간이 예상되며, 수술비용은 130억원에 달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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