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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10대들 걸음걸이가 흐느적거리는 이유

입력 : 2016-05-20 16:17:43 수정 : 2016-05-20 16: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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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걸음걸이가 이상한 사람들을 보게 된다. 특히 10대 청소년들 중에는 흐느적거리거나 터벅터벅 걷는 경우가 유독 눈에 많이 띈다. 왜 그럴까.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는 사춘기의 반항일까, 요즘 즐기는 힙합댄스의 그루브가 몸에 밴걸까. 한번이라도 이같은 생각을 한 적 있다면 반성해야 할 것 같다. 한창 키가 크는 나이대의 청소년들 대부분은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20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메일에 따르면 이탈리아 볼로냐대학 연구진은 과학저널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에 발표한 논문에서 급속하게 키가 크는 청소년의 경우 뇌의 신체 운동제어 능력이 몸의 성장 속도를 못따라가 걸음걸이가 어색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이탈리아 15세 학생 88명을 상대로 뇌가 근육과 팔다리 등 신체를 어떠한 과정을 거쳐 제어하는지에 관한 조사를 벌였다. 3개월 시차를 두고 각각 키와 몸무게를 잰 뒤 이 기간 동안 3㎝ 이상 자란 학생 19명은 ‘훌쩍 큰 그룹’으로, 1㎝ 이하로 자란 학생 19명은 ‘크지 않은 그룹’으로 나눴다.

연구진은 각 그룹 학생들 등아래와 다리 부분에 뇌의 운동제어 활동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센서를 붙인 뒤 10m 거리의 복도를 네 차례씩 오가도록 한 뒤 보폭과 걸음걸이, 균형감 등을 종합평가했다. 연구진은 또 학생들이 출발한 지점으로 돌아올 때는 1에서 8 중 임의의 숫자를 불러준 뒤 큰 소리로 숫자를 거꾸로 세도록 했다. 연구진은 숫자를 셀 경우 걸음걸이를 제어하는 뇌 영역이 방해를 받아 일부러 걸음걸이를 바르게 하는 것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험 결과 ‘크지 않은 그룹’에 속한 학생들은 ‘훌쩍 큰 그룹’ 학생들보다 보폭이 일정하고 걸음걸이가 자연스러웠으며 걷는 자세 또한 균형감이 있었다. 연구를 주도한 마리아 크리스티나 박사는 "성장에 있어 급속한 변화는 근육과 팔다리를 적절하게 움직이도록 명령하는 뇌의 운동제어 수준에도 영향을 끼친다"며 "갑자기 키가 훌쩍 커버린 사람의 뇌는 새로운 신체 크기에 걸맞은 운동제어능력을 갖추지 못하기 때문에 이같은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가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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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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