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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의마음건강] 건강한 사회가 건강한 개인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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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06-26 21:04:22 수정 : 2016-06-26 21: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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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원 마음 건강 유지 정책 구체화 관건
지속적 교육 생활화 돼야 실효 거둬
우리는 보통 내가 아플 때 병원에 가지 이웃이 아플 때 병원에 가지 않는다. 병원은 환자들이 가는 곳이고, 병원에서의 치료를 통해 완쾌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질병은 동시에 사회적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환경이 비위생적이면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이 병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 그렇기에 현대의학은 점점 예방을 중시하고 있다. 더불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과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결국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마음의 건강도 마찬가지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의 병에 안 걸리는 것이 중요한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여기서도 예방을 하는 것이 비용도 절감되고 훨씬 효과적이다. 마음의 건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적 환경이 건강해야 한다. 요즘 상담의 추세가 전통적인 개인 상담뿐만 아니라 가족상담이나 집단상담에 대해서도 관심이 커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리고 마음은 사회적 관계에서 양육되고 형성된다. 아기가 태어난 후 가장 먼저 만나는 대상은 부모이다. 만약 부모가 건강하지 못하고 병적으로 자녀를 양육한다면 그 자녀도 역시 마음이 병든 채로 성장하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병적인 가정에서 성장한 자녀를 치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일차적으로 치료받아야 할 대상은 가족 그 자체이다. 마찬가지로, 가족은 더 큰 조직인 사회에 영향을 받는다. 이에 사회가 병들었다면 각 가정이 병들 확률이 높아진다.

사회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구성원의 마음을 건강하게 유지시켜 줄 수 있는 정책으로 구체화돼야 한다. 그리고 그 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 지속적으로 교육해서 생활화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교육과 정책으로 구체화되지 못하는 이상은 단지 구두선에 그칠 뿐이다. 사회구성원에게 직간접으로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입안하고 실행할 때 그 효과가 사회구성원의 마음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 잘 숙고해 보아야 한다.

비근한 예를 부산 지하철에서 찾을 수 있다. 부산교통공사가 여성전용칸을 만들어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임산부나 어린이를 동반한 여성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한다. 다만 이 밑바탕에는 모든 여성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과연 모든 남성을 잠재적 성범죄자로 규정하고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여부는 논외로 치더라도, 여성을 스스로도 방어하지 못하고 ‘과보호’를 받아야 할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는 철저히 검토해야 할 것이다.

유대인들의 지혜서인 탈무드에는 다음과 같은 교훈이 있다.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아 주어라, 그러면 한 끼를 배부르게 먹을 것이다. 아이에게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그러면 평생을 배부르게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이 교훈에 따르면, 직접 물고기를 잡아 주려는 사회는 어리석은 사회이고 물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 주려는 사회는 현명한 사회이다. 현명한 사회정책이 건강한 사회를 만들고 건강한 사회가 건강한 개인을 양육한다.

한상열 고려대 교수·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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