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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취재] "함께 뛰며 소통… 스포츠로 장애 넘었죠"

입력 : 2016-08-23 19:40:37 수정 : 2016-08-23 22: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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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올림픽코리아 하계대회' 참가 노영석 선수 “스포츠를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장애인 스포츠 지도자가 되어 더 많은 장애인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하고 싶습니다.”

23일부터 사흘간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에서 열리는 ‘제12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전국하계대회’에 축구선수로 참가하는 노영석(20·해치서울FC)씨는 의지에 불타 올랐다. 스페셜올림픽은 1968년 미국에서 시작된 자폐·발달장애, 다운증후군 등 지적장애인들의 스포츠 축제다.

23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제12회 ‘스페셜올림픽코리아 전국 하계대회’ 개막식에서 지적장애 3급 장애인 노영석(20)씨가 참가 선수단 대표 자격으로 선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노씨는 지적장애 3급으로 중증 장애인은 아니지만 과거 대인관계가 원활하지 못했고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은 꿈도 꾸지 못했다. 그러나 고등학생 때부터 스포츠 선수로 활약하면서 사람들과 대화가 늘었고 이제는 장애인 스포츠계의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국제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고, 이날 대회 개막식에서는 1700여명의 선수단 앞에서 대표 선서를 했다.

노씨는 “축구를 하면서 내 삶의 전반이 나아졌다. 다른 선수들과 팀워크를 높이기 위해 소통하고 전략을 고민하기 때문”이라며 “특히 다른 지적장애인들이 저를 보고 스포츠에 입문할 때 가장 가슴 벅차고 뿌듯하다”고 말했다.

지적장애인들은 인지능력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중증일수록 부모나 활동보조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자연스레 바깥 활동을 꺼리게 되고 장애가 악화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노씨 등 해치서울FC 소속 선수 16명은 모두 동반자 없이 홀로 대회 장소에 집합했다. 간혹 장소를 못 찾아 이탈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을 찾아 다시 합류시키는 것까지 온전히 코칭 스태프의 몫이다. 사고를 예방하고 시간을 줄인다며 소수의 인솔자가 동선을 엄격히 통제하는 경우가 많지만, 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훈련이 운동 외 시간에도 진행되는 셈이다.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의 ‘장애인 체육활동 참여의 의료비 절감 및 사회·경제적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다운증후군 청소년을 대상으로 12주간 매주 3시간씩 신체활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한 결과 체지방률이 약 5% 감소하고 우울증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 사실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의료비 절감 등으로 인한 연간 940억원의 경제효과(2005년 기준)가 기대되고, 장기적으로는 취업률과 작업능률 향상으로 잠재적 경제효과가 1조7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아직 열악한 것이 사실이다. 스페셜올림픽의 축구 종목은 풋살 형태의 5인제로 진행되는데, 경기장을 제대로 구하지 못해 경기 이천에 있는 장애인종합훈련원에서 경기를 치른다. 장애인의 스포츠 참여율이 지난해 기준 15.8%에 그치는 이유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부터 장애인스포츠지도사 자격증 보유가 의무화되면서 지도자의 양적·질적 부족 문제가 해결될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과거에는 일반 생활체육지도자들이 전문성이 없어도 그냥 장애인들을 지도하다 보니 장애인의 입장을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시장애인체육회 축구팀을 이끄는 조기호 감독은 “대도시일수록 장애인이 운동하거나 대회를 치를 만한 공간이 부족해 훈련 기회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장기적으로 장애인 전용 시설을 확충해 장애인 스포츠의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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