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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애독서] 선비정신은 최고의 사회적 어른이자 정신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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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0-11 01:19:33 수정 : 2016-10-11 01: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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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계처럼·선비처럼
김병일 지음
요즈음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좋은 뜻이 담겨있는 ‘처음처럼’이라는 글귀를 들려주면 원래의 의미를 생각하기보다는 술 이름을 먼저 떠올릴 것이다. 현대인들은 물질적 풍요에 비해 인간성 상실, 정체성과 소속감의 부재, 공동체 문화의 해체 등으로 몸과 마음을 둘 곳도 모르면서 그저 ‘처음처럼’ 술로만 세상과 인생을 잊으려고 하고 있지나 않은지.

최근에 만난 두 권의 책 ‘퇴계처럼’, ‘선비처럼’은 나의 방황과 고민에 가슴 깊숙한 반향과 위로를 주고 있다. 두 권의 책은 한 짝을 이룬다. 조선의 퇴계가 현대의 선비인 저자와 만난 것이다. 시공을 초월해 만난 두 선비는 혼돈과 난맥상의 작금 세태에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정신적 고양과 실천적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퇴계처럼’은 학식이 높고 근엄한 대학자로만 알았던 퇴계가 아니라 평생토록 자신을 낮추고 자신보다 지위나 신분이 낮은 사람과 공감하고 배려했던, 그리고 상대가 누구든지 간에 함부로 대하지 않았던 실천적 삶을 소개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학자로서 퇴계와 학문로서의 퇴계학에 관한 그 어떤 책보다 퇴계가 일상에서 어떻게 ‘겸손’과 ‘배려’, ‘희생정신’을 실천했는지를 가슴속 깊이 느끼게 한다. 이러한 퇴계의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신선한 충격을 주기에 충분하다. 


‘선비처럼’은 행정고시를 거쳐 30년 넘도록 경제관료였던 저자가 안동 퇴계 종택 뒤 산기슭에 위치한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에 머물면서 퇴계의 선비정신을 전파하며 설파한 글과 강연을 정리한 책이다. 저자는 ‘배려와 섬김’이라는 선비와 선비정신을 현대에 다시 불러내어 오늘날의 새로운 가치관과 자신의 생활 지침으로 삼는다면, 풍요로운 정신문화를 이룩하는 데 해법이 될 수 있다고 독자들을 진솔하게 설득하고 있다.

지금 국립민속박물관에서는 ‘노인, 오랜 경험, 깊은 지혜’ 특별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전통사회의 노인은 오랜 경험으로 축적한 깊은 지혜를 통해 후대에 바른길을 제시해 온 사회의 ‘어른’이라는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 것이 기획 의도이다. 선비와 선비정신에 대한 우리 시대의 왜곡과 편견을 걷어내고 새로이 탐구하고 구현해야 한다. 선비와 선비정신은 동서고금을 통해 최고의 사회적 어른이며 인류 보편의 정신적 자산이다.

천진기 국립민속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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