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공감!문화재] 유골은 유전정보 박물관

관련이슈 공감 문화재

입력 : 2016-10-27 00:21:19 수정 : 2016-10-27 00:21: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발굴 현장에서 출토된 토기, 청동기, 철기 등 다양한 유물들은 땅속에 묻어 두려고 만든 것이 아니라 옛사람들의 삶 어딘가에 꼭 필요해서 만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런 전통과 선조들의 삶이 서려있는 유물을 문화재로 지정하고, 소중히 보존·관리해 후대에까지 물려주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유물이 발굴되는 유적지에서는 그 물건을 만들거나 사용하였을 것 같은 옛사람들의 뼈가 발굴되기도 한다. 1990년대에 유전학과 분자생물학의 급속한 발전과 더불어 옛사람 뼈의 유전자 분석 연구도 크게 활발해지게 된다.

우리나라에서 유전자 분석기술을 이용하여 옛사람 뼈의 DNA를 연구하기 시작한 시기도 이즈음이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1996년 전남 나주 복암리에서 삼국시대 사람 뼈들이 다량의 옹관에 매장되어 있는 것을 발굴하였다. 이 중에서 옹관에 담겨 합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 뼈를 대상으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공동으로 DNA 분석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유전자 분석을 통하여 규명하기 어려웠던 친연 또는 혈연 관계를 과학적으로 해석했다. 옛사람 뼈의 유전자 연구를 시작으로 지금은 옛사람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는 3차원 복원까지 가능한 시대가 되었으니 뼈가 알려주는 정보의 양과 가치는 만만찮은 것이다.

문화재 보존과학은 유물의 보존처리와 성분 분석 등 유물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정신에 기반을 둔다. 또 적절한 보존처리를 통해 그것이 지금껏 살아온 만큼 앞으로도 건재해 우리 후세에까지 전해지도록 보존하는 데 목적을 둔다. 여기에 중요한 하나를 덧붙이고 싶다. 유물을 만들고 사용한 옛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보존하는 것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된다. 박물관에 가면 유물들 사이에 놓여 있는 뼈를 간혹 볼 수 있을 것이다. 옛사람들의 뼈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수많은 정보를 간직하고 있으니 유물과 더불어 소중하게 발굴, 관리되어야 할 것이다.

서민석 국립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