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전국부에 근무하던 1994년으로 기억된다. 38세의 젊은 여성이 어느 날 제보할 게 있다며 출입처인 서울시청을 찾아왔다. 국정 농단 의혹으로 현재 전 국민의 지탄을 받고 있는 최씨였다. 그는 교육 관련 비리를 제보하는 서류뭉치를 들고 와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내용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기자는 제보 내용을 데스크에 보고했고, 회사 논의를 거쳐 당시 교육부 출입기자가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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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오랜 인연을 되살리며 ‘그와 인터뷰를 할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기되고 있는 온갖 의혹에 대한 입장을 그에게 직접 듣고 싶었다. 그 즈음 최씨가 독일 프랑크푸르트 인근 슈미텐에 기거하고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최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기자들의 독일행도 러시를 이뤘다.
개인적으로 독일은 기자에게 남다른 애착이 있는 곳이다. 청년 시절 독일에서 연수를 받았던 좋은 기억 때문이다. 기자는 “선이 닿으면 최씨를 만나게 해 달라”고 그동안 알고 지내던 교민들에게 여러 차례 부탁을 했다. 동시에 최씨와 관련된 뉴스 스크랩도 했다.
지난 23일 밤 휴일 근무를 마치고 귀가하자마자 한 독일 교민에게서 연락이 왔다. ‘잘하면 최씨를 대면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인터뷰를 하지 못한다면 평생 후회로 남을 것만 같았다. ‘독일에 가면 그를 만날 수 있을까’, ‘만난다면 무엇을 물어볼까’, ‘답변은 제대로 해줄까’ 하는 생각에 그날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류영현 문화부장 |
오랜 기다림 끝에 26일 ‘국정농단 의혹’을 받고 있는 최씨와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주 앉게 됐다. 기자의 손에는 최씨와의 인터뷰를 위해 그간 제기된 각종 의혹과 관련 보도, 시급히 규명돼야 할 문제 등을 정리한 45개의 질문지가 쥐어져 있었다.
프랑크푸르트(독일)=류영현 기자 yhryu@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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