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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갤럽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정례조사에서의 변동 추이를 보면 박 대통령의 추락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엿볼 수 있다. 9월 4째주 조사에서 박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평가는 31%, 부정평가가 56%였다. 최소한의 국정운영 동력은 확보하고 있었다. 한 달 뒤인 28일 발표된 10월 4째주 조사에서 긍정평가는 14%포인트나 빠진 17%로 추락했고, 부정평가는 18%포인트 늘어난 74%로 치솟았다. 박 대통령의 전통적 지지층인 TK(대구·경북)와 60대 이상 노년층의 이탈이 심각하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도 무너지기 시작했다는 신호다. 한 달 전 조사에서 40%였던 TK에서의 박 대통령 긍정평가 비율은 27%로 급하강했고, 60대는 59%에서 36%로 무려 23%포인트 폭락했다.
지지율은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박 대통령이 대국민사과를 한 후인 26∼27일의 여론조사만 따로 떼내어 보면 긍정평가 비율이 14%로 더 떨어졌고, 부정평가 비율은 78%에 달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사과 이후 민심이 더 싸늘해졌다. 특히 20∼40대에서 긍정평가는 20대 5%, 30대 7%, 40대 8%와 같이 한자릿수대가 나왔다. 새누리당 지지층에서도 긍정평가 비율이 40%에 그치고 부정평가 비율은 49%에 달했다. 새누리당 지지율도 폭락해 주간 조사에서 26%로 더불어민주당 29%에 뒤처졌다. 현정부 들어 처음으로 새누리당이 2위로 내려앉았다. 국민의당은 12%, 정의당은 5%였다.
역대 정부 모두 대통령 지지율이 10%대를 맞이하면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하고 ‘식물대통령’ 신세가 됐다. ‘김현철 게이트’에 휘말리며 레임덕(임기말 권력누수 현상)을 맞았던 김영삼 전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4년차 4분기 평균 지지율이 12%를 기록하며 국정운영에서 힘을 잃었다. 박 대통령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문제는 지지율 회복을 위한 마땅한 반전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말 길이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의 주간조사는 25∼27일 사흘간 전국 성인 남녀 1033명을 상대로 한 휴대전화 RDD 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0%포인트다. 대국민사과 직후 여론조사는 성인남녀 680명을 상대로 같은 방식으로 실시됐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8%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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