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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종이 땡땡땡" 광장 메운 노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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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6-12-24 22:37:04 수정 : 2016-12-24 23: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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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 잊고 결속 높이는 ‘시위음악’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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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종이 땡땡땡∼”

성탄절을 하루 앞둔 24일 개최된 ‘9차 촛불집회’에서는 집회 내내 다양한 캐럴이 흘러나왔다. 이날 청와대 등 행진 이후 진행된 ‘하야 크리스마스’에서는 노래 가사를 시국에 맞게 바꾸는 ‘노가바’(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가 펼쳐졌다. ‘크리스마스에는 축복’이란 가사를 ‘크리스마스에는 구속’으로 개사하고, ‘징글벨’을 ‘하야벨’로 개사하는 등 참가자들은 노래에 풍자를 실어 목소리를 냈다. 최근 이어진 대규모 촛불집회에서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 풍자와 해학이 담긴 노래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이날 진행된 행사뿐만 아니라 9차례에 걸쳐 진행된 촛불집회에서는 노래가 늘 함께였다. 집회에 참여한 민중가수 연영석씨는 캐럴 ‘펠리스나비다’를 개사해 ‘근혜는 아니다’라는 곡을 선보였다. 이 곡은 익숙한 멜로디와 중독성 있는 가사로 촛불시위 곳곳에 울려 퍼졌다. 이외에도 박근혜 대통령이 쓴 ‘길라임’이란 가명으로 화제가 된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OST인 ‘나타나’를 패러디한 ‘나가라’도 집회현장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를 얻었다.



광화문 촛불집회에서는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된 풍자곡들도 흘러나왔다. 윤민석씨가 작곡한 ‘하야가’는 “범죄자 천국 서민은 지옥 이제 더는 참을 수 없다”, “박근혜는 당장 하야 하여라”등 직설적인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로 촛불시위에서 자주 재생되는 곡 중 하나다. 사뭇 비장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조성됐던 과거 집회와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시위음악’은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혹독했던 시대상을 반영하듯 과거 시위현장에선 비장하고 엄숙한 느낌의 노래가 주를 이뤘다. 70년대 학생운동에서는 시적인 가사가 돋보이는 양희은의 ‘아침이슬’이 자주 등장했고, 80년대 민주화운동 때는 웅장한 느낌의 ‘임을 위한 행진곡’이 대표적이다. 2002년 주한미군 장갑차 여중생 사망사건 때도 추모를 위한 집회인 만큼 엄숙한 느낌의 곡이 주로 나왔다. 2008년 ‘광우병 사태’ 때는 이명박 정권을 향한 사회비판적 가사를 가진 노래가 인기였다.

시대에 따라 모습이나 형태가 조금씩 달라졌지만 시위현장에서 노래는 언제나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다. 이는 노래를 통해 집회에 참여한 구성원들이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고, 쉬운 ‘노랫말’을 통해 간결하고 명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집회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서로 간의 결속을 다지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이 함께 노래를 부를 때 엔도르핀 등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육체적으로 고되고 힘을 한데 집중할 필요가 있는 집회시위나 운동경기 등에 노래가 빠지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날 촛불집회에 참여한 진연호(52)씨는 “노래에는 억눌러져있던 감정을 폭발시키는 힘이 있다”며 “노래가 나올 때는 사람이 모여 있고 끝나면 사람이 흩어지는 것을 봤다. 노래는 집회의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광화문 광장에서 어린이를 위한 산타행사에 참여한 김애임(23·여)씨도 “시위현장에서 울려 퍼지는 노래들은 어렵지 않아 가사가 잘 들린다”며 “메시지 전달 측면에서 보면 그 어떤 방법보다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영상출처=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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