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낮춘 세션스 "정권 핵심 외압 버텨내는 장관 되겠다"

트럼프 내각 인준 청문회 시작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정부 각료에 대한 연방의회 상원 인준청문회가 시작됐다. 청문회 첫날인 10일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후보자 검증이 진행됐다. 세션스 후보자는 트럼프 정부의 ‘법치 내각’을 상징하는 인물로, 지난해 공화당 대선 경선 초반부터 트럼프 당선자의 최측근으로 활동했다. 그는 불법 이민자 추방과 멕시코 접경 장벽 설치 등 대선기간에 논란이 된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을 적극 뒷받침하며 민주당에 대한 공격을 주도했다.

이날은 입장이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대선·의회 선거로 연방정부와 의회 권력을 모두 내놓은 민주당이 화력을 강화하자, 세션스 후보자는 한껏 몸을 낮췄다. 먼저 31년 전 연방판사 인준청문회에서 낙마한 원인으로 작용했던 인종차별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1985년 미국 최대 흑인인권운동단체인 NACCP를 겨냥해 “공산당에 고무된 단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진 세션스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는 “나는 증오 이데올로기를 혐오한다”며 “내가 흑인을 차별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거짓이다”라고 반박했다. 앨라배마주의 현직 상원의원인 세션스 후보자는 “의원 여러분은 내가 누군지 잘 알지 않느냐”며 “내가 강한 법치주의 신념을 지녔다는 점은 동료 여러분이 알고 있지 않느냐”고 읍소하기도 했다. 


그는 “대통령이 잘못하면 과감히 ‘아니다’고 말하고, 정권 핵심의 외압을 버텨내는 장관이 되겠다”고 말하는 등 트럼프 당선자의 시각과 선을 긋는 발언을 이어갔다.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과정에서 부활 가능성을 거론한 고문과 관련해서는 “물고문은 명백한 불법”이라며 “법과 제도를 피해서 물고문을 부활시킬 방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러시아의 ‘해킹·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서는 “정부가 분명히 외국 세력에 뚫렸다”며 “범인을 찾아내지 못하더라도 응분의 대가를 받게 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이메일 스캔들’ 재수사와 기소에는 반대했다. 그는 “미국 정치에서 대선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적 논쟁이 사법적 다툼으로 변질된 적은 없었으며, 미국은 정적을 처벌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세션스 후보자는 “(트럼프 당선자의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은) 테러를 자행한 적이 있는 국가에서 오는 개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라며 “무슬림 전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낙태와 동성결혼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비켜갔으며, 버락 오바마 정부의 이민 행정명령은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션스 후보자가 해명과 읍소 전략을 병행하며 논란을 피해 나가자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은 그의 낙마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같은 날 열린 존 켈리 국토안보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별 논란 없이 마무리됐다. 세션스 후보자 청문회는 11일까지 이어진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후보자와 일레인 차오 교통장관 후보자, 벳시 디보스 교육장관 후보자 청문회도 11일 열린다. 12일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후보자 청문회가 개최된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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