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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중국] 중간고사에 빌린 20점, 기말고사 때 갚으세요…'시험점수'도 대출

입력 : 2017-01-14 15:00:00 수정 : 2017-01-13 15:5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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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한 고등학교가 ‘시험점수’ 대출제도를 운용해 화제다.

13일(현지시간) 중국 인민망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장쑤(江蘇) 성 난징(南京) 제1 고등학교의 한 학급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험점수 대출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1907년에 개교한 이 학교에는 현재 교직원 230명, 학생 약 2500명이 있으며, 무엇보다 강조할 점은 대출제도를 운용하는 학급이 '선행학습반'이라는 사실이다.

예를 들어, 대출제도는 한 학생이 중간고사 수학 과목에서 20점을 더 받기를 원한다면 기말고사 수학 과목에서 최소 20점 이상 점수를 더 받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얻은 20점이 학교에 ‘갚는’ 점수가 되기 때문이다.

돈을 빌리면 이자가 붙듯 대출 점수에도 이자가 붙는다. 다만, 학교 측이 이자율까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학교 측은 웅변도 점수를 갚을 수 있는 제도로 활용 중이다. 앞선 시험에서 점수를 빌린 학생이 있다면, 다른 학생 앞에서 하는 발표 수업만으로도 추후 시험에서 더 점수를 높게 받아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다.

 

난징 제1 고등학교의 '시험점수 대출제도'를 소개한 현지 매체.


재학생 샤오 군은 “중간고사 때 몸이 좋지 않아 공부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점수를 빌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말고사에서 이전 시험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한다.

교사 양씨는 점수 대출제도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보증인도 있다. 친구가 점수를 빌리고 다음 시험에서 더 높은 결과를 내지 못하면, 보증인으로 선 학생에게도 영향이 간다는 뜻이다.

전체 인원이 49명인 이 학급에서 13명이 점수 대출제도를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는 대출제도를 보는 네티즌 의견이 엇갈린다.

한 네티즌은 “시험점수를 빌려주다니 학생들을 어려서부터 빚쟁이로 만들 생각이냐”고 물었으며, 다른 네티즌은 “피치 못할 사정 때문에 시험을 제대로 못 본 학생에게는 유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친구가 점수를 올리지 못하면 보증인으로 나선 학생은 무슨 죄냐”고 되물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난징 제1 고등학교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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