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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레스터시티 신화 ‘잔혹동화’ 되나

입력 : 2017-01-15 20:49:12 수정 : 2017-01-15 20: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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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의 기적’ 레스터, EPL 강등권 근접 잉글랜드 프로축구 2부리그에서 전전하던 ‘여우군단’ 레스터시티는 2015∼16시즌 프리미어리그를 제패하는 기적을 쏘아올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년차이던 레스터시티는 지난해 5월 8부리그 출신인 제이미 바디, 리야드 마레즈 등 무명 선수들을 주축으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최정상에 올라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선사했다. 창단 132년 동안 단 한 번의 우승을 연출하지 못한 레스터시티의 프리미어리그 정상은 그야말로 ‘동화 같은 우승’으로 평가됐다. 시즌 개막전에 레스터시티의 우승확률은 5000분의 1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잔류 정도가 목표로 보였던 레스터시티는 보란듯이 전통의 ‘빅4(첼시,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우승 행진에 제동을 걸었다. 클라우디오 라니에리(66·이탈리아) 레스터시티 감독은 본인의 감독 경력 30년 동안 첫 1부리그 우승이라는 감격을 맛봤다.

하지만 레스터시티의 우승신화는 한 시즌만에 ‘잔혹 동화’로 바뀐 모습이다. 올 시즌 끝없는 부진을 면치 못해 이제는 강등권 탈출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자칫 디펜딩 챔피언이 2부리그 강등이라는 사상 최초의 대참사가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레스터시티는 15일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선두 첼시와의 리그 21라운드 홈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지난 시즌 1위 레스터시티와 올 시즌 리그 1위의 대결은 의외로 싱겁게 끝났다. 레스터시티는 5승6무10패(승점 21)를 기록, 리그 순위 15위로 처졌다. 강등권인 18위에 간신히 승점 3 앞서 있다. 지난해 선두를 질주하던 모습과는 천양지차다. 


레스터시티는 2016∼17시즌 우승후보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중상위권에서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전혀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이런 부진은 선수들이 지난 시즌의 영광에 취한 데다 헝그리정신을 잃은 것으로 풀이된다. 선수들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거액의 우승 포상금과 함께 1억9000만원 상당의 BMW i8 승용차를 선물로 받았다.

지난 시즌 11경기 연속 골을 터뜨려 기네스북에 등재된 바디와 잉글랜드 프로축구 선수협의회(PFA) 올해의 선수로 선정됐던 마레즈의 하향곡선은 레스터시티의 부진과 궤를 같이한다. 바디는 24골 6도움, 마레즈는 17골 11도움을 기록하며 팀 득점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역할이 절대적이었으나 올 시즌에는 바디가 5골, 마레즈는 3골에 불과하다. 궂은일을 도맡았던 수비형 미드필더 은골로 캉테가 첼시로 이적한 공백 또한 적지 않다.

선수층이 두텁지 않은 레스터시티 전술의 핵심은 강한 압박에 의한 기습공격이었다. 이런 전술을 상대팀이 파악한 데다 주축 선수들의 체력저하 현상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극도의 부진에 빠진 레스터시티는 이번 시즌의 목표를 생존으로 바꿨다. 레스터시티가 지난 시즌 우승컵을 들어올릴 당시 승점(81)의 절반인 41점을 기록해 반드시 리그에 잔류하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현재 23.8%의 승률을 보이고 있는 레스터시티는 남은 리그 경기에서 50%의 승률을 기록해야 살아남는다. 레스터시티는 사상 처음 출전한 ‘꿈의 무대’ UCL에서 조별리그 선두로 16강에 오른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박병헌 선임기자 bonanza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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