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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찔한 코스에 선수도 관중도 “와우∼”

입력 : 2017-01-16 20:00:57 수정 : 2017-01-16 21: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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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테스트이벤트’ 용평 알파인 경기장 가보니 “조금만 더 조금만! 아이고 아깝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올 시즌 세 번째 테스트이벤트 겸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극동컵 대회가 열린 16일 강원도 평창군의 용평 알파인 경기장. 스키 회전 종목 선수들이 경기 도중 미끄러지면서 코스를 벗어나자 결승선에서 이를 지켜보던 수십명의 관중은 일제히 탄식을 내뱉었다. 최고 경사는 29.7도에 불과하지만 결승선에서 올려다 본 코스는 깎아지른 절벽처럼 아찔했다.

일본 여자 알파인 스키의 간판 안도 아사가 16일 강원 평창군 용평리조트 레인보우 1코스에서 열린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극동컵 대회 스키 회전 경기에서 슬로프를 질주하고 있다.
평창=연합뉴스
이날 극동컵 회전 종목 경기가 펼쳐진 용평리조트 레인보우 1코스(500m)는 1년여 남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대회전과 회전 경기가 열리게 될 공식 장소다. 여자부 1차 경기가 한창이던 오전 10시쯤 눈발까지 휘날리면서 경기장은 영하 20도를 밑돌았다. 경기에 참가한 남자부 11개국 92명, 여자부 10개국 43명의 선수들은 강추위를 뚫고 기문(게이트)으로 표시한 코스를 지그재그로 회전해 내려오며 설원 위에 눈꽃을 수놓았다. 회전 경기는 기문을 하나라도 빼놓고 통과하거나 두 발이 기문을 통과하지 않은 선수는 실격으로 처리돼 고도의 기술이 요구된다.

대회를 앞두고 김희순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 테스트이벤트 담당자는 “대회 운영을 올림픽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알파인 경기장은 공정률이 95% 이상으로 거의 완료된 데다 대회 이틀 전부터 인공 눈을 공수했기 때문에 올림픽 실전 연습에 최적이라는 평가다. 이 코스는 과거 4차례 FIS 월드컵이 열리는 등 풍부한 국제대회 개최 경험을 자랑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알파인 스키 대회전 및 회전 경기가 열리는 강원도 용평 알파인 경기장 레인보우 코스 전경.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제공
선수들의 반응도 호평 일색이다. 이날 대회는 80명 안팎이 출전했던 예년에 비해 성황리에 치러졌다.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경선현(28·대한스키협회)은 “설질이 좋아 올림픽 대비에 안성맞춤이다. 기문 세팅도 난도가 높게 이뤄져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뉴질랜드 대표 애덤 바우드(26)는 경기장 상태에 대해 “모든 것이 좋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해 강원 119 특수구조단도 출동했다.

다만 이번 대회 참가자들의 수준이 낮아 전체 선수 3분의 2가량이 1차 경기에서 무더기로 실격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극동컵은 월드컵보다 한 등급 낮은 대회로 세계 톱랭커들이 대거 불참했다. 그러나 경기장에 깔린 인공 눈은 수차례 압축 과정을 거쳐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쓰이는 단단한 강도로 제작됐다. 기문 배치도 올림픽 수준으로 70개가 넘는 기문이 빼곡하게 설치됐다. 이 때문에 국제대회 경험이 미숙한 하위 랭커 선수들은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한국도 남녀 출전선수 총 36명 중 결선(2차 경기)에 진출한 선수는 남자 10명, 여자 1명에 불과했다.

‘올림픽 맞춤형’ 코스에 호되게 당한 대표팀은 새롭게 각오를 다졌다. 여자부 1차 경기에 출전한 강영서(21·한국체대)는 코스 마지막 지점에서 이탈해 분루를 삼켰다. 그는 “코스의 난도가 상당히 높다. 여러 번 코스를 뛰어 빨리 적응하겠다”고 밝혔다. 1, 2차 합계 8위로 이날 한국 남자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김현태(27·울산스키협회)는 “코스가 미끄럽고 가파르다. 평창에서 꼭 메달권에 진입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이날 우승은 남자부 오코시 류노스케, 여자부 하세가와 에이미(이상 일본)에게 돌아갔다. 17일에는 남녀 대회전 경기가 열린다.

평창=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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