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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다시 희망 코리아 시대 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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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7-02-01 00:03:59 수정 : 2017-02-01 22:4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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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의 세상이다. 손흥민이 설 명절 연휴인 지난 29일 런던에서 열린 2016-17 영국축구협회(FA)컵 32강전에서 경기 종료 직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손흥민의 멀티골은 축구의 본고장에서 한국 선수가 최초로 터트린 시즌 10호와 11호 골이었다. 손흥민은 결승골을 넣은 후 관중석을 향해 세배를 했는데, 고국의 수많은 팬들에게 설 명절의 큰 선물이 됐다.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딴 메달을 모두 박탈당하고 국내 수영계와 정치권의 냉대를 받아온 박태환도 지난 제13회국제수영연맹(FINA) 주최 세계선수권대회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후, 200m와 1500m에서도 금메달을 추가해 대회 3관왕이 됐다. 혼탁한 국내 정치상황에 신물이 난 국민들에게 손흥민의 멀티골과 박태환의 재기는 한 줄기 희망의 빛이 됐을 것이 분명하다.

골프 여제 박세리도 1998년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림으로써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낙망과 실의에 빠졌던 온 국민에게 희망을 선물했었다. 박세리가 코스를 빗나가 러프에 떨어진 공을 치려고 맨발로 연못에 들어갔을 때 보였던 까맣게 탄 종아리와 양말 속의 하얀 발이 낙망 속의 국민을 희망의 저편으로 이끌어냈던 것이다. 

양승윤 한국외대 명예교수·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 초빙교수
동남아에서 한국학을 강의하다 보면 수강생들의 한국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관심에 놀라고 이들의 높은 한국어 능력 수준에 놀라게 된다. 몇 해 전 신입생으로 28명을 선발했던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대학의 한국어과에는 당시 제1지망으로 1048명이 몰렸다. 주요 대학의 외국어학부에는 한·중·일 3개 국어와 영어, 프랑스어 등이 개설돼 있는데, 한국어과 경쟁률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가까운 장래에 한국·인도네시아 간 가교 역할을 하게 될 이들은 한국민과 함께 울고 웃는다. 한국의 성공과 국격 신장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고 답답한 남북관계에 실망하며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함께 가슴을 태운다.

이들에게 한국은 ‘신기한 나라’다. 북핵 위협을 코앞에 두고도 겨울 올림픽 준비에 바쁜 나라이고 축구로 중국과 일본을 누르고 휴대전화로 세계를 제패하며, 국제기능올림픽에서 19번 종합우승을 거둔 나라다. 그리고 온 국민이 은행 앞에 길게 줄을 서서 금 모으기 운동에 동참했던 나라이기도 하다.

인도네시아에서 한국학의 키워드는 역동성과 도전정신과 위기극복이다. 역동성은 한류문화의 원류가 돼 K팝과 태권무의 동력이 됐고, 역동성은 세계시장을 겨누는 한국경제의 심벌이며, 위기극복은 ‘최악의 상황’과 ‘새로운 기회’라는 양날의 칼과 같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학 수강생들이 묻고 있다. 작금의 한국정치 상황이 위기인가. 위기라면 어떻게 극복하고, 어떻게 새로운 기회를 만들 것인가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다시 희망을 말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가 답변을 해 줘야 할 차례다.

양승윤 한국외대 명예교수·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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