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책 읽지 못한다는 이유로…동급생에게 맞아 숨진 케냐 소녀

입력 : 2017-02-02 15:50:28 수정 : 2017-02-02 15:50: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친구들에게 폭행당한 조이는 며칠 후 세상을 떠나게 됐다.
케냐의 10살 소녀가 같은반 남학생들에게 맞아 며칠 후 사망한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소녀가 책을 읽지 못한다는 게 이유다. 아이들의 폭력을 사주한 담임교사는 자취를 감춰 경찰이 그의 행방을 찾고 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케냐 나이로비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라이키피아의 한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던 조이 완가리(10)가 최근 같은반 남학생들에게 마구 폭행당했다.

완가리는 책을 읽지 못해 아이들에게 맞은 것으로 밝혀졌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던 소녀는 어렸을 때부터 부족한 환경에서 자란 탓에 제대로 공부를 하지 못했는데, 이 같은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담임교사는 "완가리가 책을 읽지 못하면 때리라"는 주문을 같은반 남학생들에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들에게 맞은 완가리는 며칠 후, 배와 허리 등에 심한 고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치료받던 중 숨졌다.

폭행 사실이 드러나자 교육 당국은 경찰 수사와 별도로 조사에 착수했다.

케냐 교직원 협회(TSC) 관계자는 "불쌍한 소녀를 잃은 건 정말 슬픈 일"이라며 "사건 발생 사실을 안 이후부터 별도로 조사에 들어간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완가리의 사망 경위를 정확히 밝히기 위해 담당자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이키피아 카운티 관계자도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완가리의 할머니 에스더 완귀는 "우리 손녀는 옛날부터 책을 읽지 못했다"며 "담당교사도 그런 걸 알고 있었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교사는 완가리가 책을 읽지 못하면 때리라고 두 남학생에게 지시했다"고 말했다.

주말 내내 완가리는 피를 토하고 코 등에서도 출혈이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배도 부푸는 등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심상치 않은 낌새를 느낀 완귀가 손녀를 병원으로 옮겼으나 이미 때는 늦은 뒤였다.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려면 부검이 필수나, 안타깝게도 어려운 형편 탓에 1만5000케냐실링(약 17만원)에 달하는 돈을 마련할 수 없어 불쌍한 소녀는 하늘나라에서도 자신의 억울한 죽음을 증명할 수 없는 처지다.

라이키피아 카운티 관계자들이 도움을 주려 노력 중이지만, 돈 문제가 해결될지는 확실치 않다.

학생들의 폭력을 사주한 담임교사는 사건 직후 자취를 감춰 현재 경찰이 그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케냐 나이로비뉴스 캡처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