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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러 얼굴’ 추르킨 대사 사망

입력 : 2017-02-21 20:48:01 수정 : 2017-02-21 20: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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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생일 하루 전 심장마비사
2006년부터 10년 이상 유엔에서 ‘러시아의 얼굴’로 통했던 비탈리 추르킨(64)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가 20일(현지시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추르킨 대사는 65세 생일을 하루 앞두고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관 집무실에서 정상 근무를 하다가 통증을 호소했고,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을 거뒀다고 러시아 대사관이 이날 밝혔다.

미국 뉴욕 경찰 당국은 추르킨 대사의 사망에 범죄적인 요소가 개입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추르킨 대사는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러시아 대사관 관계자들이 전했다.

추르킨 대사는 유엔에서 화려한 언변의 노련한 외교관으로 러시아의 이익을 대변하는 데 두각을 나타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유엔 외교가 거물로 군림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에서 추르킨 대사가 숨지면서 유엔 외교가에 충격파를 던졌다. 유엔은 이날 비공식 긴급총회를 소집해 그를 애도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추르킨 대사는 버락 오바마 정부 당시 서맨사 파워 유엔 대사, 트럼프 정부의 니키 헤릴리 대사와 유엔 안보리에서 자주 충돌했다. 추르킨 대사는 특히 시리아사태 해결을 위한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모두 6번 거부권을 행사해 미국 등 서방국의 발목을 잡았다. 특히 시리아내전 중 알레포사태 해결책을 놓고 파워 전 대사와 유엔 안보리에서 격론을 벌였다. 파워 전 대사는 추르킨 대사 사망 소식에 “외교의 거장이 떠났다”고 애도했다. 매튜 라이크로프트 유엔 주재 영국 대사도 “그는 외교 거물이었다”고 칭송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깊은 조의를 표했다.

추르킨 대사는 모스크바대학에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통역관을 거쳐 외교관으로 변신했다. 1990∼1992년 러시아 외무성 대변인을 지냈고, 외무차관과 벨기에·캐나다 주재 대사 등을 거쳐 2006년 4월부터 유엔 대사로 활동해 왔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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