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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탐색] "우린 검사결과를 알고 싶다" … 속타는 취준생들

입력 : 2017-02-25 10:00:00 수정 : 2017-02-25 03:2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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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에 싸인 인·적성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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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합격한 지원자는 신경도 안 써요”

 24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취업준비생 김모(30)씨는 기업의 인·적성검사에 대한 불만을 이렇게 토로했다. 입사를 위한 인·적성검사를 서른 군데 넘게 봤는데도 그 결과를 알려주는 회사는 한 곳도 없어서다.

이처럼 기업체 대부분 검사 결과를 내부 비밀로 취급하는 바람에 취업 문턱을 넘지 못한 지원자 입장에선 무엇을 보완해야 할지 막막할 따름이다.

김씨는 “취업 시장에서는 서류 합격도 힘든데, 겨우 얻어낸 인·적성검사를 통과하지 못하고도 무엇이 부족했는지 알 방법이 없다"며 "불합격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취업 포털 인크르트가 취업준비생 회원 285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들 중 89.9%가 ‘응시 후 점수를 알고 싶다’고 답했다. 자신의 입사전형 결과를 궁금해하는 구직자가 대부분인 셈이다.

강남의 한 취업학원에서 만난 박모(28)씨의 불평도 매한가지다. 박씨는 “인·적성검사 결과 점수는 분명히 나올 텐데 공개를 안 하니 기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다”며 채용이 공정하게 진행됐는지에 대한 의심까지 드러냈다. 이어 “입사 시험을 보기 전 관련 문제집을 가지고 공부하지만, 막상 들어가면 듣도 보도 못한 문제가 나올 때도 있다”며 출제 유형의 정확한 공개도 요구했다.  

실제로 삼성과 현대·기아자동차, SK, LG 등 10대 그룹 산하 대기업 중 인·적성검사 결과를 공개하는 곳은 드물다. 지원자를 배려한 피드백을 위해 롯데만 역량면접 전형의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모 대기업의 관계자는 “검사 성적을 공개하는 것은 지원자와 해당 회사가 맞지 않는다는 결과를 통보하는 측면이 있으므로 구직자에 대한 예의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고용노동부 측은 기업 입사전형 결과의 공개에 대해 “관련 법령이 없어 기업 자율에 맡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답했다. 한 관계자는 “지원자의 요청으로 결과를 피드백해주는 사례는 있으나 대부분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실정을 설명했다.


인·적성검사 자체에 대한 불만을 가진 취업준비생도 적지 않았다.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가 지난해 8월 취업준비생 1094명과 사회 초년생 55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59.8%가 ‘인·적성검사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응답했다. 시험 자체가 지원자에게 하나의 ‘스펙’으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강남의 한 취업학원에서 대기업 고졸 채용을 준비하고 있는 이정호(19)씨도 못마땅해했다. 이씨는 "선배 때보다 인·적성검사가 더 어려워졌다"며 "기업에는 직군도 다양하고, 하는 일도 다른데 모두 같은 적성검사를 보는 게 이해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졸 직원은 관련 경험으로 뽑는다면서 인·적성에서 떨어뜨리니 채용에 정확한 기준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푸념을 이어갔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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