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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교육비 月 4만 vs 61만…명문대 입학도 빈부격차

입력 : 2017-02-26 19:32:47 수정 : 2017-02-27 23: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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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처 교육실태 보고서 / 지출규모 따라 5단계 나눠 조사 / 최저 1분위 11%… 5분위 26% 입학 / 사교육 통한 ‘富 대물림’ 첫 수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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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에 돈을 많이 쓴 고소득층 자녀가 주요 대학 진학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개인교습이나 과외, 학원 수강 등 사교육을 통한 ‘부의 대물림’ 현상이 구체적 수치로 나타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6일 세계일보가 단독입수한 국회예산정책처 ‘저출산 문제와 교육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사교육비 지출 규모에 따라 주요 10개 대학(서울대·연세대·고려대·카이스트·포스텍·성균관대·경희대·서강대·한양대·이화여대) 진학률이 큰 차이를 보였다.

이 보고서는 마강래 중앙대 교수(도시계획)가 2000∼2002년과 2014년 한국노동패널조사 결과를 비교해 저출산과 교육실태 간의 연관성을 분석해 작성했다. 마 교수는 2002년 중·고교생 852명의 사교육비를 5분위로 나눈 뒤 분위별 학생들이 2014년 기준으로 어느 대학에 얼마나 진학했는지를 살펴봤다.
중·고교 때 사교육비를 월 평균 4만5000원씩 쓴 1분위 학생들이 주요 10개대에 진학한 비율은 11.6%였다. 반면 월 평균 61만1000원씩 쓴 5분위 학생들은 26.0%가 이들 대학에 진학해 2배 이상 높았다. 사교육비 2분위(10만3000원)는 6.0%, 3분위(16만6000원)는 4.3%, 4분위(24만9000원)는 13.0%였다. 대학들이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등 사회적배려대상자를 위한 특별전형을 실시해 1, 2분위의 진학률이 높아져 중간층인 3분위가 가장 낮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요 대학 진학률뿐만 아니라 4년제 대학, 서울 소재 대학, 대학원 진학률까지 모두 사교육비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조사대상 852명 중 취업한 582명의 월급 역시 소득 수준에 따라 187만8000(1분위)∼210만8000원(5분위)으로 최대 23만원 차이가 났다.

교육부는 이런 부의 대물림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EBS 강의를 내세우고 있다. 수능 문제를 EBS 교재와 70% 연계하는 대학입시 정책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보고서에는 EBS·수능 연계가 사교육비를 줄이거나 성적을 높이는 데 별로 효과가 없다는 내용이 담겼다.

마 교수 연구팀의 ‘2015년 사교육비 실태조사’ 결과 분석에서 EBS 교재 구입에 3만원 이상을 쓴 고교생은 주당 평균 사교육 참여시간이 4.7시간으로, EBS 교재 구입을 아예 하지 않은 고교생(3.6시간)보다 1.1시간 많았다. EBS 교재를 구입한 학생들의 월 평균 사교육비 지출액은 29만7000원인 반면 전혀 구입하지 않은 학생의 사교육비 지출액은 19만6000원이었다. 이와 관련, 마 교수는 “상위권 학생들은 EBS를 통한 수능 대비뿐만 아니라 사교육에도 많이 참여한다는 의미로, 이는 EBS·수능 연계가 사교육비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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