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랍으로 만든 곡류 저장용기. 투모로 머신 제공 |
일회용 포장재와 플라스틱이 일으키는 환경 파괴가 심각한 문제가 되면서 친환경 기술도 속속 개발되고 있다.
스웨덴 디자인 회사인 투모로 머신은 설탕을 캐러멜로 굳혀 식용유나 소스를 담을 수 있는 달걀 모양의 용기를 만들었다. 빈 용기는 물에 스르르 녹아 완전히 사라진다.
이 회사에서는 밀랍으로 쌀처럼 물기 없는 식재료를 담을 수 있는 포장재를 만들었다. 원뿔처럼 생긴 이 ‘밀랍 쌀포대’는 사과 껍질 벗기듯 풀면 된다. 100% 생분해 원료로 만들어 쉽게 분해된다.
설탕식용유통 |
쓰레기의 초점을 포장재에서 식품으로 돌려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기 위한 가스치환포장방식(MAP)도 주목받는 기술이다. 필름지로 식품을 밀봉할 때 용기 내부 공기의 산소를 빼내고 대신 질소나 이산화탄소를 주입해 미생물 번식을 늦추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육류는 20일, 치즈는 180일까지 보관할 수 있다.
이화여대 박진병 교수(식품공학)는 다시마 같은 해조류로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석유계열 원료는 전혀 사용하지 않고 조류의 생체 세포에 있는 효소를 이용한 생물전환공정으로 고분자 화합물(플라스틱)을 만들어 100% 생분해된다.
밀랍쌀푸대 |
또 기존 플라스틱의 경우 벤젠을 고분자로 만드는 과정에서 고온·고압이 필요해 제조과정에서 에너지 소모량도 많고, 유해 부산물이 나왔지만 다시마 플라스틱은 이런 문제를 상당히 해소했다.
다만 친환경 기술들을 상용화하기까지 가격경쟁력이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박 교수는 “우선 콩기름이나 저품질 올리브유 같은 육상자원으로 대량생산 공정을 개발한 다음, 4∼5년 이내에 기존 플라스틱을 대체할 만한 갈·녹조류 플라스틱을 만드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윤지로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