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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지평, '장애인식 개선' 교육 실시

입력 : 2017-04-26 03:00:00 수정 : 2017-04-25 13: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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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정진 외국변호사가 강사로 나서

“제가 해야 할 일은 장애인들이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경쟁적 영역에 도전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경계를 허무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각장애인으로서 법무법인 지평에 근무하는 정진(사진) 외국변호사의 말이다. 미국 조지타운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주 변호사 자격을 취득한 그는 미국에서 잠시 활동하다 국내 법무법인에 둥지를 틀었다. 저시력 장애 탓에 확대경을 사용하며 가까스로 로스쿨에 입학했으나 법률을 공부하면서 시력은 더욱 나빠졌다.

“전맹 상태에서도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준비를 하고자 한국에 돌아와 공익기관에서 인턴을 하며 화면낭독 프로그램과 지팡이 사용을 연습하다가 어느 정도 적응이 된 후에는 지평에서 인턴을 시작했습니다.하였습니다. 인턴 경험 덕분에 제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가능성을 열어둘 수 있었죠.”

그가 처음부터 난관이 없을 것이라고 기대한 것은 아니다. 다만 본인과 동료들이 다같이 노력하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도전했다. 어느덧 입사 후 1년 반이 지난 지금 함께 일하는 이들과 해결책을 찾아가며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고 있다.

“제 비서 역할을 하시는 분은 문서에서 수정된 부분, 대문자로 표시된 단어 등을 제가 확인할 수 있도록 해당 부분의 앞뒤에 미리 제 이니셜인 ‘JJ’로 표시를 해주곤 합니다. 창의적 방식을 고안하기 위해서는 고민이 필요하지만 꼭 비용이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제가 난관을 헤쳐가며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이라는 것에 대해 저 스스로와 법무법인이 서로 공감하고 있다”며 웃었다. 그는 지평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 10주년을 기념해 26일 서울사무소 변호사와 직원들을 대상으로 여는 장애인식 개선 교육에 강사로 나선다. ‘다양한 몸, 평등한 삶’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지평 본사의 장애인 고용률은 3.1%로 현재 모든 구성원의 명함을 점자로 제작하고 있다. 사내에 수화 소모임 ‘수다’도 운영하는 중이다. 지평은 설립 초기부터 운영하는 공익위원회 산하에는 장애인권소위원회가 있어 지평이 설립한 공익사단법인 두루와 함께 장애인 차별구제소송, 연구용역, 자문 등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일정 기준 미만의 공중이용시설에 대한 장애인 접근성 실태조사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시각·청각 장애인의 영화 관람권 확보를 위한 차별 구제소송을 제기했다. 또 장애인활동지원법,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을 위한 입법운동에도 활발히 참여하는 등 장애인권 관련 공익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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