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은 외교의 명장
미국의 언론 매체 복스는 11일(현지시간) ‘한국의 대통령이 어떻게 북·미 간 전쟁의 위기를 구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 대통령을 ‘외교의 거장’(master class in diplomacy)이라고 평가했다. 복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대면하기로 한 것은 문 대통령의 명석한 정치 공학 작품의 산물”이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9월에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북한의 비위나 맞추려는 ‘유화 정책’(appeasement)이라고 비판했던 것처럼 두 지도자가 북한을 어느 정도 공격적으로 다뤄야 할지 수시로 충돌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것은 문 대통령의 놀라운 업적”이라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문 대통령이 ‘언제, 어디서든’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밀어붙여 사상 유례없는 북·미 정상회담을 끌어냈다고 복스가 전했다.
민타로 오바 전 국무부 북한 담당관은 “문 대통령이 ‘대북 관여’와 ‘대미 협력’ 사이에서 정교하게 균형을 잡고 자신의 대북 이니셔티브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결코 이뤄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복스는 “문 대통령이 ‘코리아 패싱’의 패턴을 타파하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력 공세를 펼친 끝에 이제는 북한 비핵화 회담에서 필수 불가결한 역할을 맡았다”고 평가했다.
◆문재인은 최고의 전략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SCMP)는 11일 데이비드 도드웰 칼럼니스트의 기고문을 통해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오는 5월에 만나 놀랄만한 합의를 끌어낸다면 트럼프가 그 공을 차지하겠지만, 이는 그 무엇보다도 문 대통령의 확고한 평생의 비전과 비전통적인 전술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CMP는 “트럼프와 김정은이 ‘꼬마 로켓맨’, ‘늙다리 미치광이’ 등의 말 폭탄 대결과 핵 버튼 크기 자랑 싸움을 한 이래 많은 일이 일어났고, 이 변화의 대부분은 문 대통령이 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우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얘기를 꺼내기 전에 문 대통령이 지난달에 얼마나 조심스럽게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역할을 했는지 되돌아보자”고 강조했다. SCMP는 “평창 올림픽에 남북 단일팀을 내보내고, 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을 북한 고위급 대표로 초청함으로써 깜짝 놀랄 결과를 가져온 것은 정말로 상상력이 풍부한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중국은 최근 몇 개월 간의 진전에 만족 그 이상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는 중국 국경 근처에서 군사적 충돌 위험이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본질적인 변화를 불러올 장기적인 협상의 과정이 시작됐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문재인의 외교 쿠데타
미국의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 9일 “북·미 정상회담 추진 발표는 문 대통령이 지난 10개월 사이에 일으킨 최대의 쿠데타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북·미간 지난 1년 사이의 긴장 고조 국면에서 한국이 소외된 것처럼 보였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뉴욕 타임스는 이날 “미국의 ‘최대 압박 캠페인’ 속에서 문 대통령이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으나 이제 문 대통령의 인내가 보상을 받은 것 같다”고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도 문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중재가 ‘놀라운 외교 쿠데타’라고 강조했다.
CNN은 김정은이 트럼프를 만나기로 한 깜짝 놀랄만한 결정은 미국이 추진한 최대 압박 전략의 결과물일 수 있지만 한국 정부의 민첩한 외교적 묘책으로 촉발된 것이라고 10일 보도했다. CNN은 문 대통령이 이끄는 한국이 트럼프를 다루는 법을 알았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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